N.Learning

초뷰카 AI 시대 진성리더의 책무 유사 호모사피언스 우상 타파

Jul 4, 2026 ·6분 ·jkyoon · 1
초뷰카 AI 시대 진성리더의 책무
유사 호모사피언스 우상 타파
인공지능에 대한 맹목적 찬미론이 도를 넘고 있다. 이런 경향에 우려를 표해가며 본인은 평소 대기업 HR 임원들을 만날 때마다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독립적, 창의적, 비판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회사의 사고력에 대한 시험을 마련하고 이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는 신입사원들은 일정한 사고근력을 확보할 때까지 인공지능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제안해왔다. 보다 전향적으로는 회사의 입사시험에 지원자의 사고근력을 측정하는 지표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채용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문제는 실제 회사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청년들을 넘어 지금 한창 사고근력을 높여야 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심각함 문제다. 평균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공교육 현장에 평균적 답안을 더 강력히 강화하는 인공지능이 침투해 그나마 있는 사고근력을 모두 어린이 근력으로 초토화 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이를 가진 부모를 만날 때마다 이런 위험을 경고하고 있었는데 이번 주말에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도반 중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고 있는 도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진성도반 자녀가 다니는 대한학교 프로그램이 소실되고 있는 인지적 근력훈련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날로그 시대의 우상
베이컨은 아날로그 시대 독립적, 비판적,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근력을 잃어버린 결과 세상 진리와 문제를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들을 이들이 쓰고 있는 우상의 안경에 따라 분류했다.
인간이라는 생물학적 종족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종족의 우상’, 개인의 협소한 경험과 환경에 갇히는 ‘동굴의 우상’, 시장통의 가짜 언어와 소문에 현혹되는 ‘시장의 우상’, 그리고 권위와 전통이라는 연극적 대본을 맹신하는 ‘극장의 우상’이 그것이다. 인간으로 사고할 수 있는 근력을 잃어버린 아날로그 시대의 인간은 이 네 가지 우상과 사투를 벌이며 세상을 왜곡되게 인식하곤 했다. 과거의 우상들은 인간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독립적으로 통찰하는 힘을 방해하는 주된 원인이었으며, 선조들은 끊임없는 사유의 훈련과 비판적 성찰을 통해 이 우상의 안경을 벗어던지고자 분투했다. 사고력을 통해 훈련된 직관과 실존적 고뇌와 통찰의 안목은 아날로그 시대의 인간이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 휘두르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지금은 모든 것이 디지털로 전환된, 예측 불가능하고 복잡무쌍한 초뷰카(Hyper-VUCA) 디지털 시대다. 이제 디지털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가상 현실의 밀도는 우리 기억 속에 남겨진 파편적인 아날로그 경험을 압도하며 현실을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변수로 등극했다. 사유의 공간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완전히 이주하면서, 수십억 명의 삼인칭 데이터가 정교하게 정제된 알고리즘의 용광로 속에서 녹아내린다. 이 디지털 시대의 한복판에서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평균적 답안’은 세상의 온갖 복잡성을 단숨에 해결해 주는 가장 강력하고 매끄러운 대안으로 부상한다. 인간은 더 이상 정답을 찾기 위해 고독하게 고뇌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스크린 위에 출력되는 평균의 결과물은 그 자체로 완벽한 현실의 표준이자 대체 불가능한 이정표가 된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우상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답이 아무리 세련된 답이어도 이 답은 평균적 답안일 뿐이다. 인간은 평균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인공지능에 중독되어 완벽하게 가스라이팅 당하기 시작했다. 기계가 떠먹여 주는 평균적 가공식품과 디저트의 달콤함에 길들여진 인간은, 이 음식들을 자신이 구성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진실이자 고도의 지적 결과물이라고 착각한다. 이 안락한 맹종 속에서 인간은 평균의 경계를 깨부수고 나와 긍정적 일탈을 감행하는 호모 사피엔스 고유의 근력, 즉 독립적, 비판적, 창의적 사유 능력을 완전히 거세당하고 있다. 사유의 척추가 녹아내렸음에도 손가락 클릭 몇 번으로 방대한 지식을 배설해 내는 통제감에 취해, 자신은 여전히 지적으로 탄탄하고 고급스러운 사유의 거강한 통곡물 식단을 소비하고 있다고 오판한다. 독립적 사유 능력을 빼앗긴 채 기계의 아바타로 살아가면서도 스스로를 위대한 호모 사피엔스라 믿어 의심치 않는 이 기만적인 눈멈이 바로 초뷰카 디지털 시대가 도래시킨 ‘호모 사피엔스의 우상’이다. 이 우상의 장막 안에서 진정한 본인이 믿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가상의 환상 속에서만 유령처럼 배회할 뿐이다. 유사 호모사피언스를 진짜 호모 사피언스로 믿고 산다. 화려한 평균이 만든 세상 속에서 오페라의 유령처럼 살고 있는 셈이다.
호모사피언스의 우상
자신의 무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더 강력한 호모 사피엔스라고 믿는 이 비극적 현상은, 인간을 인공지능이 구축한 거대한 매트릭스의 감옥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 문을 잠그게 만든다. 뇌를 기술에 저당 잡힌 현대인들은 영화 매트릭스 속에서 시스템을 수호하는 스미스 요원으로 전락한다. 그들은 인공지능의 평균적 질서를 공고히 지키기 위해, 여전히 자신만의 독립적인 일인칭 사고력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광야의 인간들, 즉 시온의 생존자들을 철저히 억압하고 말살하는 최전선의 감시자가 된다. 이는 과거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를 만나기 전, 자신이 로마의 시민권과 헬레니즘 철학, 그리고 유대교 율법주의를 통해 쌓아 올린 방대한 지식을 총동원하여 예수를 따르는 자들을 잔인하게 탄압하고 박해했던 장면과 정확히 겹쳐진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믿는 가짜 사피엔스들이 시스템의 무기가 되어 진정으로 살아 숨 쉬는 주체적 사유의 씨앗들을 짓밟는 맹목의 숙청이 자행되는 것이다.
유사 호모사피언스를 복원하는 해법은?
이 참담한 호모 사피엔스의 우상을 깨부수고 매트릭스의 감옥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우리 내면의 실존적 정신 근력을 재건하는 길뿐이다. 가장 최소한의 수순에서는 인공지능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인 고전에 대한 깊은 독서력을 회복해야 한다. 고전은 수천 년의 세월 동안 우상의 안경을 벗기 위해 피 흘려 싸운 선조들의 일인칭 고뇌가 담긴 사유의 정수이며, 이를 읽어내는 과정은 퇴화한 비판적 사고의 근육을 단련하는 정교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다. 둘째는 타인의 문장을 복사하고 요약하는 삼인칭의 삶을 멈추고, 자신의 고유한 존재이유와 목적을 날것의 언어로 기록하는 자신에 대한 일인칭 글쓰기 훈련이 요구된다. 내면의 통증을 견디며 한 줄의 일인칭 문장을 밀고 나가는 필사적인 글쓰기를 통해서만, 인간은 비로소 평균의 늪을 벗어나 자신만의 독립적 영토를 개척하는 참된 호모 사피엔스의 존재우위를 회복할 수 있다. 마지막이 건강한 일인칭 관점을 회복한 사람들이 모여 난장을 벌이는 토론을 통해 평균이 아닌 진실을 담은 간주간적 현실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이 간주간적 진실을 제도로 구현해 공동의 운동장을 만드는 실험이 가동되어야 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진성리더십 학회에서 지금까지 훈련한 것이 인공지능 시대 호모사피언스를 복원하는 일을 겨냥한 것이 아님에도 실제 대부부 활동들은 모두 존재목적으로 정렬된 호모사피언스의 안티프래질리티 근력을 강화하는 훈련 모듈들이 구성되어 있다. 진성리더십 학회에서는 도반회원들에게 진성리더십에 영향을 준 중요한 고전에 관한 통곡물 식사를 제공하는 소크라테스 독서클럽(교장 #오윤희)도 있고, 자신의 진북을 찾아서 일인칭으로 글을 쓰는 노마드 클럽(교장 #손미향)이라는 자저전 클럽도 있고, 자신의 삶에 대한 일인칭 스토리를 도반에게 들려주고 간주간적으로 피드백을 받는 짜라투스라와 춤추기 모듈(교장 #김소윤, #박주연)도 있다. 진성리더십 도반들이 아무리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독립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통해 미래를 만들어가는 이유다.
← 칼럼 목록으로
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