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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신 종속이론

Nov 3, 2013 ·3분 ·jkyoon · 4,425
한국경제의 신 종속이론:

2012과 2013년 국내 주요 재벌그룹들의 수익성이 지난 2008년 발생한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빴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난 달 발표된 한국거래소와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20대 재벌그룹 계열사(금융사 제외)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1천76조원, 61조원으로 영업이익률은 5.6%였다. 매출 1천원당 벌어들인 수익이 56원이라는 의미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아친 지난 2008년 63원보다 10.3%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또 다른 함정이 숨어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통계에서 뺀다면 대다수 그룹은 실재 기업을 운영하지만 이윤은 커녕 종업원들의 인건비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국면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됨에 따라 한국경제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두 회사에 종속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가치창출은 이 두 회사를 통해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시장은 작동하지 않고, 이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는 앞으로 더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이 두 회사가 무너지는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핀란드에서 노키아가 무너졌을 때와 같은 상황이 연출될 것인가? 노키아가 무너진 사건은 핀란드에게 행운으로 작용했다. 노키아가 불랙홀 처럼 빨아들이던 인재들도 중소 중견기업에 다 흡수되어 기술적 재분배가 더 건강하게 이뤄졌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튼튼한 허리를 가지고 있던 핀란드에서는 오히려 노키아가 무너짐에 의해서 핀란드의 경제기반은 오히려 건강해지고 탄탄해졌다. 

한국은 어떤가? 두 회사가 무너질 경우 핀란드에서 노키아가 무너졌을 때의 상황이 한국에서도 재연될 것인가? 아니라고 본다. 그간 중견기업들의 기업가적이고 진취적 기반이 육성되지 못해 대부분 대기업에 종속되어 있는 현 한국 상황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무너지면 그대로 나라가 무너지는 형국을 초래할 것이다. 현상황을 염두에 둘 때 한국경제의 위험대비율은 제로에 가깝다는 이야기이다. 한국경제는 위험한 곡예를 하고 있는 것이다. 노키아, 소니, 등에서 목격했듯이 삼성전자와 같은 거대한 공룡이 무너지는 것은 혼돈이론과 비선형적 경제기반이 지배하고 있는 21세기의 글로벌한 세계에서는 중소기업이 무너지는 것보다 더욱 쉽게 하루 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공룡기업형태가 현대 산업생태계가 공진화하는 방식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갬마 혁신 (Gamma Innovation)이 일어나야 한다. 갬마 혁신이란 한국경제의 현 패러다임 자체를 조금씩 고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금이라도 현 체제가 무너져 작동하지 않는다는 제로섬 가정에서 미래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이에 집중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무너졌다고 가정하고 21세기의 글로벌한 경제기반을 다시 중견기업과 진취적 혁신자들을 중심으로 급진적으로 재편해야한다. 모든 인적자본과, 사회적 기반, 시스템도 대기업 중심이 아니라 글로벌한 경쟁력이 있는 중견기업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능력있고 진정성이 있는 젊은 벤처창업가들이 실패할 경우 생기는 비용을 개인이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비용으로 처리해주는 시스템이 작동이어야 한다. 이윤을 내지 못하는 대기업들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해서 문을 닫고 이에 소요되는 자원을 다양한 중견기업을 육성하는데 재투자할 수 있을 때 한국경제는 미래가 있다. 

지금과 같은 한국경제는 서서히 끓는 물에 삶아 죽어가는 개구리 형국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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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