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자아
두 개의 자아:
경험을 관장하는 자아와 기억을 관장하는 자아
똑 같은 멋진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낸다고 가정해보자. 하나의 시나리오는 1주일을 보내는 것이고 다른 한 휴가는 2주일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해보자. 여러분에게 두 휴가 중 어떤 휴가가 더 행복했을 것이냐고 선택을 하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2주 보낸 휴가가 더 행복했을 것이라고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두 휴가를 보낸 후 이 사람들에게 행복지수를 측정을 해보면 두 휴가 사이에는 행복지수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우리의 행복을 결정해주는 것은 경험이 아니라 경험에 대한 기억이기 때문이다. 2주 내내 좋은 경험을 지속했어도 매일 매일이 똑 같은 경험이므로 일주일 더 머무는 동안 새로운 기억이 첨가되지 않은 것이다. 행복을 관장하는 기억하는 자아에게 지속되는 물리적 시간은 중요한 것이 못 된다. 주어진 시간에 어떤 새로운 좋은 경험을 체험 했는지 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2주 휴가 마지막 날 기분을 망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면 2주 휴가가 오히려 1주 휴가보다 못한 기억으로 남게 된다.
기억하는 자아만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이 스토리가 바로 우리의 행복을 결정해준다. 경험하는 자아는 매 순간 그냥 경험해서 자료를 뇌에 코딩해주는 단순 코더의 역할만 수행하기 때문에 우리의 행복 수준을 결정해주지 못한다.
박사과정을 할 때 일이다.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억하는 뇌를 속이는 방법을 사용했다. 금요일이 되면 일과가 대부분이 2-3시에 끝나기 때문에 뇌에게 지금이 금요일 오후가 아니라 토요일이라고 최대한 즐겁게 놀자고 입력 시켰다. 평소 같으면 금요일은 기진맥진한 상태여서 그냥 TV나 보며 그냥 보내버리곤 했었다. 하지만 이런 습관을 벗어버리고 금요일 오후를 적극적으로 재구성했다. 즉, 금요일 오후와 밤에 토요일에 해야만 했던 모든 즐거움을 다 강력하게 몰아서 체험했다. 금요일 일과가 끝나자 마자 곧바로 라켓볼 등 강도 높은 운동도 몇 시간 동안하고 운동이 끝난 후에는 토요일 오후라고 생각하고 동료들과 같이 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어가며 신 나게 놀거나 가족과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이렇게 금요일 밤까지 광란의 운동과 휴식을 취하고 새벽 두 시 쯤 수면에 들어가서 다음 날 10시 정도까지 숙면을 취하고 일어나면 이미 어제 토요일을 보내 버렸으므로 토요일을 일요일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일요일을 지나고 다시 일요일을 맞게 되면 월요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일요일이다. 하루를 공짜로 얻게 된 것이다.
요즈음 직장에서는 work life balance문제로 심각하게 고민을 한다. 이것을 디자인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물리적으로 고정된 시간을 직장 일과 가정의 일로 쪼개서 생각해야 한다는 제로섬의 발상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누구도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것이다. 물리적 시간을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을 관장해서 행복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기억하는 자아의 차이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자아에 맞추어 WLB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직장과 가정의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행복과 웰빙은 기억하는 자아의 소관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