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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와 디지털 세상

Jun 18, 2015 ·4분 ·jkyoon · 4,512

디지털 세상을 최초로 예언한 장자
장자가 이야기 하는 진인이란?

장자의 교훈은 생각보다 이미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다. 조삼모사 우화, 우물 안 개구리, 나비의 꿈(호접몽), 대붕의 비상 등이 모두 장자서에서 등장하는 우화들이다.

이 우화들은 이미 수천년 전에 디지털 세상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시사점을 제시한다. 디지털 기술은 인간 의식의 흐름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서 자유롭게 만든다. 따라서 디지털 세상이 심화되면 사람들은 나와 세상, 현실과 상상, 나와 나의 아바타와의 차이를 잘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진짜 자신과 가상으로 만들어진 자신간의 경계가 애매해지는 세상에서 장자가 이야기 하는 진인 (진짜 인간)이란 현실과 가상의 자신을 구별하고 진짜 자신을 내세워 이 둘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인간이다. 장자의 진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 존재의 진실인 정체성을 구현해서 이를 기반으로 의식의 자유로움이 혼동으로 흐르지 않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정체성으로 자신의 의식의 감옥에 갇혀서 사는 삶에서 탈출해서 진정한 삶의 자유를 구현할 수 있는 참 인간의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

조삼모사는 아침에 원숭이에게 밥으로 도토리 세개를 주고 저녁에는 네개를 준다고 제안을 하자 원숭이들이 크게 반발하자 제안을 바꾸어 아침에는 네개를 주고 저녁에는 세계를 준다고 제안하자 원숭이들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결국 하루에 먹는 양 7개로 똑 같지만 단기적 욕망에 집착한 원숭이들은 아침에 4개 먹고 저녁에 세개먹는 대안을 더 좋아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단기적 욕망의 세상에 갇혀 사는 사람들에게는 단기적 이득을 더 소중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 의식의 감옥에서 벗어난 장자의 진인은 이것이 무의미함을 깨달은 사람을 말한다. 진인은 두 대안들에 차이가 없음을 깨달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누가 어떤 대안을 선택하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이 처럼 진인은 의식이 시간의 감옥에서 갇혀 지내는 것을 해방시킨 사람을 이야기 한다.

의식은 종종 시간의 감옥에서 갇혀 빠져오기지 못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공간의 감옥에서도 못 빠져 나온다는 점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 우화가 공간의 감옥에 갇혀 지내는 개구리의 삶을 잘 묘사해준다. 우물 안의 개구리에게 하늘을 그려보라고 하면 아마도 동그란 원을 그리고 하늘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진인은 세상에는 우물 안을 벗어난 더 큰 자신의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자신의 본 현실만을 현실이라고 주장할 개연성이 있지만 진인은 우물 안의 개구리들이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를 충분히 이해한다. 진인은 우물 안의 개구리들이 자신의 의식의 감옥에서 벗어나 큰물에서 자랄 수 있도록 인도해줄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호접몽은 장자가 나비가 되어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꿈을 꾸는데 너무 놀라서 잠을 깨어보니 비몽사몽간이 되어 나비가 자신인지 자신이 나비였는지가 혼동되는 경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의 의식은 대상으로 향해서 이 대상에 머물고 있을 때 비로소 대상을 인식하고 이 대상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사람들이 도박이나 마약에 중독되는 이유도 마약이나 도박에 내 의식의 전부가 빼앗겨서 여기서 내 의식을 자유롭게 탈출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장자의 나비와 나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나에게 나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자체로써 존재가 증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의식이 나비에게 보내져서 나비에 꽂히는 순간 나비는 존재가 드러난다. 문제는 내 의식의 대부분이 나비에게 꽂혀 있다면 결국 나의 존재는 없고 나비의 존재만 있게 된다. 이처럼 의식은 대상에 투기되어 그 대상에 갇혀야만 대상을 인식하지만 이 대상은 내 존재를 가두는 의식의 감옥이 된다. 내가 내 존재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상의 감옥에 갇혀 있는 내 의식을 다시 자유롭게 해방시켜서 나에게 돌아오게 하여야 한다. 장자의 호접몽은 이와 같은 의식의 부조리를 이야기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것은 대상들의 감옥에 갇혀 있는 의식을 해방시켜 의식의 본질인 자유로움을 즐길 때라는 것을 설파한다. 유유자적한다는 말은 진인들이 자신의 의식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을 때를 표현하는 말이다.

대붕의 비상은, 조그만 물고기가 자라서 연못을 꽉 채우는 천길이 넘는 물고기로 자라고 이 물고기가 다 자랐을 때는 하늘을 나는 대붕이라는 새로 탈바꿈하여 모든 것을 초월한 세상인 남명으로 날아간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과 사람의 성장의 원리를 이야기 한다. 개울에서 자라는 물고기가 개울에서는 최대의 길이로 성장을 했을 경우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 바뀌는 질적인 변환이 이뤄져야 하고, 이 새가 더 큰 세상에서 날아다니기 위해서는 남명이라는 세상에 도달하는 의식의 변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새는 큰 물고기의 상태로 남명에 갈 수도 없고 작은 새의 상태로도 남명에 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남명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밝혀주는 북극성이다. 우주가 변화하는 원리는 양적인 변화를 넘어서 질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이 질적인 변화는 다시 자신의 존재이유를 깨달는 의식의 변환을 거쳐야 완성이 된다는 것이다. 진인이란 이런 진북을 향한 성장원리를 깨달은 사람들을 말한다.

디지털 세상이 심화될수록 참나와 아바타로써의 나가 구별이 어려운 세상으로 변화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진인 즉 진정성 있는 진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 둘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자신만의 존재를 구축한 사람들이다. 진북을 깨달은 사람들만이 진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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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