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의국론
정조의 의국론(醫國論)
지난주에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박현모 교수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조임금의 리더십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많은 조직의 리더들과 변화 추진자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사람을 고치는 것이나 나라 병을 고치는 것이나 그 원리는 진실로 같다”
정조는 명의가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 환자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것처럼뛰어난 정치가는 자신의 시대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적합한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정조실록에는 정조가 조선왕조를 ‘심각한 중병환자’라고 진단하는 내용이 나와았습니다. 정조의 진단의 의하면 그 당시의 조선은 “기력이 이미 쇠하고, 혈맥이 막혀서 손발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듣고 말하는 것조차 부자연스러우며, 위험한 합병증의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정조의 진단은 수술입니다. 정조는 사람들이 증세에 대처할 약제를 찾을 수 없다고 핑계를 대고 있지만 사실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수술이 성공할 경우 최고의 건강상태는 아니더라도 그런대로 건강한 몸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정조임금이 자신의 수술목표를 ‘최고의 건강상태’가 아니라 ‘그런대로 건강한 몸’에 두었다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많은 리더들은 자신이 남들은 할 수 없는 훌륭한 성과를 내고 싶어하고, 언제나 최고를 목표로 두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실적인 제약이나, 개혁추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과소평가하고 지나친 개혁을 추진하다가 중도 포기하고 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정조임금이 ‘그런대로 건강한 몸’을 목표로 삼은 것은 현실을 정확히 진단한 상태에서 자신이 할수 있는 것을 분별하고 그 결과에 대해 과대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리더들은 자신이 추진하는 개혁의 성과, 리더십 발휘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과대평가 하기 쉬운것 같습니다.
베트남 전쟁당시 8년간 수용소에 갇혀 있으면서 풀려날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주위사람들을 독려했던 스톡데일 장군 또한 “결국에는 성공할 거라는 믿음. 결단코 실패할 리 없다는 믿음과 그게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규율을 결코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