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연구제자의 후딩
반복과 차이
내 연구 인생의 마지막 학문적 제자가 어제 스승의 날에 있었던 졸업식 후딩 사진을 보내왔다. 후딩은 졸업식에서 지도교수가 박사를 상징하는 장식과 띠를 쒸어주어가며 학문적 성취를 축하하는 의식이다.
이번 가을에 뉴욕 주 주립대의 경영대학의 교수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제자의 후딩을 보니 내 삶의 한 페이지가 이렇게 마무리되는구나라는 생각에 회한과 안도가 동시에 몰려온다.
나가는 문은 시작의 문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문은 반복을 통해 새로운 차이를 끊임없이 생성해낸다. 제자는 내가 해왔던 것처럼 바통을 이어 새로운 터전에서 새로운 제자를 길러내고 떠나 보내는 일을 반복할 것이다. 어느 날에는 자신도 바통을 제자에게 다시 넘겨주고 훌훌 떠나는 자유를 선언할 것이다.
제자가 건강을 지켜가며 반복과 차이를 통해 풍성한 연구와 학문적 자유를 만끽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