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5장을 보면 하인과 달란트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주인이 멀리 길을 떠나면서 하인들에게 각각 1달란트, 2달란트, 5 달란트를 맡기고 떠났다. 오랜 외유에서 돌아온 주인이 이 돈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점검한다. 1달란트 맡긴 하인은 손실이 두려워서 땅에 뭍어두었다고 이것을 찾아서 주인에게 자랑스럽게 건넨다. 2 달란트와 5 달란트 받은 하인은 이 돈을 종자돈으로 해서 두배를 남겼다고 이야기해가며 이 돈들을 돌려준다. 이런 하인들에 대해서 주인은 1 달란트를 땅에 뭍어둔 하인을 책망하고 이 돈도 다른 하인들에게 넘겨주라고 명한다.

달란트는 탈랜트와 같은 의미로 신께서 특정한 사람을 위해 대신 뽑아준 유전자 복권을 의미한다. 달란트가 있다는 것은 신이 대신 뽑아준 유전자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한번 당첨된 사람이고 다섯 달란트는 다섯 번이나 복권에 당첨된 것이다. 이 정도의 당첨금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드 다빈치급이나 얼마 전에 작고하신 아침이슬 작곡가 김민기 선생 급의 만능 천재를 의미한다. 이들은 외모, 머리, 미술, 음악, 건축 등등에서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재능의 유전자 복권에 중복 당첨된 생존인물이다. 우리 주변에도 다섯 달란트까지는 아니어도 특출한 머리에 준수한 외모 정도를 겸비한 두 달란트 정도에 당첨된 사람들은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이런 중복된 재능을 가진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행운을 받는다는 것은 복권 당첨 보다 어렵다. 이런 복권은 외견 상 부모가 물려준 것처럼 보이는뎨 사실이 아니다. 부모는 몸만 빌려준 사람이다. 이런 유전자를 가진 부모 중 한 사람은 데이트 스케쥴만 어긋났어도 유전자 복권은 고사하고 세상에 태어날 수도 없었다. 부모의 부모인 할아버지 할머니의 데이트 스케쥴이 하루 아니 몇시간만 어긋났어도 우리는 세상에 태어날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증조부, 증조부의 증조부 조상 중 한분의 데이트 스케쥴이 어굿났어도 우리는 세상에 존재할 수 없었다. 유전자 복권은 고사하고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고 남한에서 태어난 것자체가 복권당첨이다. 여기에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선천적 머리와 외모와 재능 심지어 건강까지 받고 태어났다는 것은 유전자 복권에 중복 당첨된 것이다. 여기에 이런 달란트를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재력 있는 부모 밑에 태어나는 행운은 또 한번 유전자 복권에 담첨된 것이다.

유전자 복권은 우리가 뽑은 것이 아니라 신이 대신 뽑아준 것이다. 부모도 아니다. 부모는 우리가 유전자 복권에 당첨될 수 있도록 몸을 빌려준 분이다.

신은 무슨 이유로 누구에게는 다섯번 당첨되는 행운을 누구에게는 한번 당첨되는 행운을 차별했을까? 그 답의 비밀은 예수의 마테복음 이야기 중 주인이 하인을 책망하는 장면에 숨겨져 있다.

한 달란트를 땅에 묻었다 정산 시점에 한 달란트를 갚은 하인은 주인에게 책망을 듣는다. 유전자 복권의 원금만 깊고 이자를 갚지 못한 하인이기 때문이다. 두 배로 갚은 하인은 원금과 이자를 갚은 하인이다. 몇 배로 갚은 하인은 원금과 이자 뿐 아니라 당첨금을 종자돈으로 원금도 두 배 세 배로 불려온 하인이다. 이들은 이자 뿐 아니라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하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한 하인이다.

성경에서 <주인>은 우리의 존재이유를 설명해주는 <목적 purpose>의 은유이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세운 존재목적의 주인이다. 하인은 이 목적을 실현하는 책무를 의미한다. 달란트는 책무를 실현하기 위해 신이 주신 종잣돈이다.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책무의 크기가 다른 부름을 받는 것이다. 문제는 한 달란트의 책무를 받은 사람이 그 만큼 크기의 존재목적을 실현해 정산하면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이 한 달란트 받은 사람만큼의 존재목적만 겨우 실현하면 책무 미이행자일 뿐 아니라 달란트 먹튀자이다. 달란트 먹튀자란 자신이 받은 달란트를 자신이 세상에 온 더 큰 이유를 구현하는데 쓰지 못하고 오직 자신과 가족의 영달만을 위해 사용한 사람들이다. 먹튀자들은 달란트를 자신의 소유로 착각한다. 이들은 달란트가 세상 사는 동안 신이 임차해 준 것이고 세상을 떠날 때 신에게 반납하고 정산해야할 공공재임을 깨달지 못한 사람들이다. 자신은 달란트를 관리하는 집사임을 깨달지 못하고 달란트를 마치 자기 것처럼 사유한 사람들이 달란트 먹튀자가 된다.

신이 특정 사람을 찝어 큰 달란트를 준 이유는 그만큼 큰 존재목적을 실현해 세상을 더 이롭게 하라는 사명과 책무를 준 것이다. 큰 유전자 복권에 당첨자가 마치 자신은 유전자 복권이 당첨될 운명을 타고 태어난 사람으로 주장히며 복권을 사유화하고 복권 당첨금을 자신과 가족의 영달만을 위해 흥청망청 탕진한다면 먹튀자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복권 당첨자들의 말로가 좋지 않은 것처럼 유전자 복권 먹튀자의 말년도 불행 그자체다.

우리가 지금의 성공의 성공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진 빚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몸을 빌려 태어나고 두 발로 설 수 있을 때까지 부모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다. 갚아야 할 빚이다. 자연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깨끗한 공기와 물과 아름다운 풍광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지금의 성공을 만들기까지 내 자신의 노력도 있었지만 친구, 선생님, 동료, 이웃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공은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엄청난 빚을 졌지만 이들은 원금이나 이자조차도 청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 이 상태의 삶을 향유하는 것은 다 세상이 무상으로 빌려준 빚 덕택이다. 그럼에도 죽음에 임해 한 달란트를 한 달란트로 정산한다는 것은 빚진자의 책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사는 동안은 아니지만 죽음에 직면한 시점에서는 빚을 정산할 것으로 믿었던 신의 발등을 찍는 불경한 행동이다. 대신 뽑아준 다섯 달란트나 되는 유전자 복권으로 살았었음에도 세상 사는 동안 복권 당첨금을 흥청망청 탕진해 세상을 정산할 때 한 달란트만 갚는다면 신의 분노를 감내할 수 없을 것이다.

마태복음 25장에서 격노하는 주인의 비유는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유전자 복권을 받고 소위 사회적 리더로 살아온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대한 경고다. 세상을 떠날 때 이자는 고사하고라도 최소한 원금정도는 정산하고 떠나라는 경고로 읽힌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있었음을 깨달고 이것을 존재목적으로 실현하는 노력은 갚아야할 빚이 있는 우리 모두의 책무다. 죽음에 임박해서야 이런 책무를 깨달는다는 것은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