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장 높이 오를 수 있는 태산은 자신의 존재목적이라는 산이고 여기에 올랐다 내려올 수 있는 가장 낮은 곳은 바다다. 우리 삶의 여정은 가장 높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가 자신이 깨달은 진실의 샘물을 만들고 여기서 흘러내린 생수를 앞세워 개울과 강물을 만들어 목적지인 바다에 성공적으로 도달하는 과정이다.

우리가 숭상해온 니체의 짜라투스라는 가장 높은 산에 올라 초인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으나 산을 내려와 자신이 깨달은 진리로 시장 상인들 마음을 적시고 바다에 도달하는데 실패해 결국 다시 산으로 숨었다. 니체의 초인은 실패한 초인에 대한 이야기다. 성공한 초인은 정상에 올라가 자신의 존재목적을 깨닫고 이 깨달음을 진리의 생수로 삼아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시장에서 장사하는 분들의 마음도 적시고 가장 낮은 바닷가에 머무는 사람들의 마음도 허물어 결국 가장 낮은 바다에 이르렀다. 바다는 산보다 더 많은 산소를 포함하는 초인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생명의 고향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이사열전(李斯列傳)」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해불양수(海不讓水)와 산불양토(山不讓土)라는 말이다. 산과 바다가 만들어지는 비밀을 설명하고 있다.

중국 진나라 시대의 지식인이었던 이사(李斯)는 아주 평범한 출신에서 시작했으나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나라의 재상까지 오른 인물이다. 이사는 진나라 통일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양한 이민족의 포용하지 않고는 진나라의 천하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담은 간축객서(諫逐客書)를 진시황에게 올렸고 진시왕이 이 상소문을 받아들여서 천하통일의 위업을 이뤘다.

간축객서에 <산불양토>와 <해불양수>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태산불양토양 고능성기대(太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큰 산은 작은 흙 한 줌도 가리지 않기 때문에 높아질 수 있었다.

"하해불택세류 고능취기심(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바다는 작은 물줄기 하나도 받아들여 깊어질 수 있었다.

이사와 진시왕은 산이 만들어지고 산을 오르는 전략에 큰 깨달음으로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지만 산에 오른 후 진리의 생수가 되어 바다로 흘러내리는데 실패해서 이들이 세운 태산은 허상으로 무너지고 바다는 다시 메워졌다.

리더는 존재목적으로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을 때 큰 산을 오를 수 있고 산에서 깨달은 존재목적에 대한 진리를 긍휼의 마음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이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때 가장 낮은 바다에 도달할 수 있다. 산을 오르고 바다에 이를 때 필요한 다양성은 존재 목적의 큰 산과 긍휼의 넓은 마음을 가진 리더에게만 협업한다.

리더는 다양한 인재를 담을 수 있는 보편 가치의 그릇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태산의 정상에 도달한 상태인 공의로운 목적을 청사진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구성원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여 해결할 수 있는 속 깊은 긍휼감을 가지고 있어야 바다와 같은 마음에 도달한다.

리더의 그릇 크기는 혈연, 지연, 학연, 성별, 나이, 부모의 배경이라는 유전자 복권을 초월해 다양한 인재를 포용할 수 있는 가치의 울타리의 울타리에 의해서 결정된다. 혈연, 지연, 학연, 성별, 나이, 부모의 배경의 크기만을 골라서 내집단을 구성한 것이 카르텔이고 카르텔에 기반한 리더십을 행사할 때 현재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속 좁은 리더가 탄생한다. 몰락한 대한민국 리더십의 현주소다.

리더는 다양한 인재를 담을 수 있는 보편 가치의 그릇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태산의 정상에 도달한 상태인 공의로운 목적을 청사진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구성원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여 해결할 수 있는 속 깊은 긍휼감을 가지고 있어야 리더의 고향인 바다에 도달한다. 리더십은 유전자 복권을 극복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의 그릇 혹은 토대를 가지고 있는지, 태산의 정상을 상징하는 목적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지, 바다같은 긍휼의 마음을 가지고 자신이 깨달은 존재목적의 진리를 다양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지 삼 박자에 의해 결정된다.

태산의 정상을 상징하는 목적과 바다의 깊이를 상징하는 긍휼은 진성리더십에서 나침반(Compass)의 북극과 남극을 상징한다.

예수가 태산과 같이 높고 바다와 같이 깊은 진성리더의 전형으로 추앙되는 이유는 하나님의 세상인 공의로운 목적에 대한 태산같은 믿음과 가장 아픈 사람들에 대한 바다같은 긍휼에 기반한 사랑의 마음으로 자신을 희생했기 때문이다. 살아 생전에는 유대인들의 유전자 복권에 기반한 선민의식을 해체하고 선민의식에 기반한 율법을 초월한 보편적 인간에 대한 가치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태산과 같이 높고 하해와 같이 깊은 긍휼감을 행사한 리더도 처음에는 개천에서 태어난 급진거북이었다. 예수도 구유에서 태어났고 대부분 진정으로 세상을 바꾼 리더들은 대부분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이들 급진거북이들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모아 협업을 통해 태산을 만들거나 오르고 여기서 얻은 진리를 생명수로 앞세워 큰 바다에 도달하는 과업을 완수했다. 이들의 희생과 노고로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지금과 같은 세상을 향유하고 있다.

#급진거북이(#잉걸북스 2024)는 지금 있는 곳에서 가진 것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의 울타리를 만들고 이 울타리 안에서 사부작 사부작 작은 산의 봉우리도 만들기 시작한 진성리더다. 이들은 작은 산이 모여서 태산을 만들고 이 태산의 꼭떼기에서 자신만의 생수를 개천과 바다로 흘려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급진적 믿음이 있었다. 이들은 이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사부작 사부작 걸어온 사람들이다.

급진거북이를 실천하는 진성리더들은 모두 목적의 정상에서 만나서 진리의 생수를 머금고 옹달샘에서 시작해 속도는 서로 달라도 각자의 개울을 만들고 다양한 장애를 돌고 돌아 결국 큰 바다에서 다시 만날 것에 대한 급진적 믿음이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공동의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작은 산들을 모이면 태산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에 대해 급진성을 가지고 있다.

내일이면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이 선출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급진적 거북이가 사용하는 스파링 파트너 전략을 조언한다. 우리의 시대 정신은 경쟁과 승리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에 지극히 오염되었다. 신자유주의는 경쟁하는 상대를 모두 적으로 삼고 갈라치기 하고 이기는 전략을 가르쳤다. 진성리더십 급진거북이 전략은 신자유주의가 쇄뇌시킨 제로섬의 정신모형을 극복하고 자신과 다른 범주에 속한 사람들을 자신을 강하게 단련시키는 스파링 파트너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진성리더의 나침반인 존재목적과 긍휼은 모두 플러스 섬을 만들어내는 끌개이자 밀개이다.

현 정부가 무너진 결정적 이유는 유전자 복권을 탄 자신과 같은 범주와 못 탄 불운한 사람들을 갈라치기 하고 악마화 하고 혐오한 것이 나름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성공의 역설을 실천한 사람들이었다.

새롭게 당선된 대통령은 자신과 다른 범주에 속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자신이 오르기로 약속한 목적의 태산과 긍휼의 바다에 도달하는 것을 도와주는 도반이자 스파링 파트너로 생각하는 급진거북이 정신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든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