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이 끝났을 때 명감독의 운명이 시작된다.
농구나 축구 등 프로들의 경기를 보면 승패는 후반전에 어떤 전략을 쓰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경기가 극적일수록 전반전에 지던 팀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다. 이처럼 역전승을 거두는 명감독의 작전은 다른 감독과 어떤 차이를 보일까?
세 가지 다른 경기 전략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무장시키고 고무시키는 것이다. 많은 감독들이 이 전략을 사용하지만 기존에 있던 전략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그냥 지금 전략을 고수하고 더 열심히 해보자는 작전이다. 둘째는 전반에 썼던 작전을 평가해보고 이 작전을 실행하는데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작전을 다시 세운다. 작전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 마지막은 작전을 상대의 작전에 맞추어 진화시키는 전략이다. 상대가 승리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작전을 더 강하게 밀고 나올 것이므로 이 작전을 이길 수 있는 작전을 다시 세운다. 절대적으로 좋은 작전은 상대의 전략을 이길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작전이 작동이 않되면 이기는 작전이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진화시킨다. 당연히 이기는 감독은 세번째의 감독이다.
이 게임의 원리를 회사에 적용시켜 보면 회사가 왜 항상 작전을 세우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줄곳 지는 게임을 하고 있는지의 논리가 자명해진다. 회사는 일년단위로 전략을 세우는데 일단 전략이 수립되면 전략이 맞다고 가정하고 실행에 집중한다. 전략이 틀렸음에도 맞다고 가정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 틀린 가정을 실현하기 위해 회사의 모든 자원을 쓰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누가 전략은 최소한 일년 단위로 갱신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는가?
전략은 비즈니스 세계를 이해하고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이론이다. 맥락이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이론은 현실과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업다. 이론의 가치는 이 차이를 알아내기 위한 시작값을 산출해서 여기서부터 현실과의 갭을 줄여나가는 진화의 도구로 이용할 때이다.
환경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을 감안해 GE와 BASF CORNING 등에서는 전략을 3개월 단위로 평가해 바꾸는 것을 전재로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 만약 바꾸지 않으려면 그에 상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전략이 한 번 수립되면 맞다고 생각하는 확증의 오류가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회사나 개인이나 다 전략을 가지고 있지만 이 전략을 환경의 변화에 맞춰 진화시키지 못하면 그 감옥에 갇히는 것이 필연적 결과이다. 감옥에 갇히는 순간 본인은 인정 안 하겠지만 맹인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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