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으로 부터 칭송을 받고 있는 잭 웰치도 CEO로 가장 어려웠던 일이 가장 중요했던 문제적 사건을 회사에서 가장 늦게 보고를 받는 것이라고 고백한 바가 있다. 일찍 보고를 받았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사건도 해결이 불가능한 시점에서 알게되어 손을 쓸 수 없었던 일들이 CEO에게는 너무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귀머거리가 된 CEO에게 책임이 있다.

CEO는 회사에서 누구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권한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들은 CEO에게 보고할 때 CEO가 듣기 좋아하는 건으로 프래이밍해서 전달하게 마련이다. 또한 CEO가 하는 말에 대해서는 누구도 긍정적으로 피드백을 하기 마련이다. 긍정적 피드백만을 받게 되면 CEO는 자신이 하는 말은 항상 옭다는 믿음에 횝싸이게 마련이다. 일단 이런 믿음에 횝싸이게 되면 CEO는 자신을 스스로가 만들어논 감옥에 가두게 되는 현상이 생긴다. 다른 사람들이 말을 듣기 보다는 자신이 하는 말은 항상 올바르다고 믿고 있으므로 본능적으로 듣기보다는 주로 말을 하는데 더 시간을 쏟게 된다.

듣지는 못하고 말만 하게 되면 어느 시점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귀머거리라는 장애의 상태로 만든다. 귀머거리는 말을 할 수 있지만 듣지를 못하기 때문에 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이다. 말을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귀머거리 분들이 하는 대부분의 발음들은 들을 것을 적절하게 피드백한 상태에서 교감 있게 하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발음을 해도 상식적인 귀를 가진 사람들은 이해를 할 수 없는 음성이 되어 전달되어 진다. CEO가 하는 말들이 어느 시점이 되면 극단적으로 귀머거리 분들이 세상에 대해서 전달 하는 음운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변질된다.

CEO는 귀머거리라는 뒷담화가 회사에서 난무하나 이 진실을 누구도 전달하기 싫어한다. 누가 고양이에게 방울을 달 것인가? 뒷담화와 불편한 진실은 회사 밖의 회사와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에 의해서 충격으로 전달되어진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악화된 대로 악화된 상황이어서 어떻게든 손을 써볼길이 없다.

회사가 이와 같은 재앙에 빠지기 전에 CEO로써 적절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이 3년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3년이 되면 대부분의 CEO들은 귀머거리가 될 확율이 크다.

하지만 CEO들 중에는 큰 귀를 가진 뛰어난 CEO도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들은 자신이 귀머거리로 전락되는 것을 막는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이들은 <자신이 모르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이 인정이 이 모르는 영역을 탐구하기 위한 질문으로 이어지고 이 질문을 바탕으로 모르는 영역의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이런 <모르는 것을 모른다>는 전제하에 GE의 이멜트는 취임초기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제조업 GE가 디지털 GE가 된다면 이것은 무엇을 뜻할까? 자신이 모르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가정이 이런 질문으로 이끌었고 이 질문이 결국 GE를 프리딕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기업으로 혁신시켰다. 둘째, 이들 CEO들은 현장에 모른는 것을 모른다에 대한 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틈만 나면 현장을 방문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이들을 인류학자의 관점으로 관찰하고 모르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어떤 CEO는 현장에 대한 부정적이지만 진실된 보고서를 한달에 두번 써내도록하는 CEO도 있다. 이들은 이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자신이 모르는 것을 모른다를 구성하는 영역에 대해 통찰력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자신이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입을 다물고 집중해서 듣는 순간 모르는 것을 모르는 영역을 탐구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이 떠올랐다고 고백한다. 좋은 CEO들이 말하는 데 보내는 시간보다 듣는데 시간을 많이 쏟는 이유이다.

우리 회사의 CEO가 귀머거리임에도 이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은 회사에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시한폭탄 하나를 장착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세상에 돌아가는 방식을 신속하게 파악하여 의사결정을 내려도 모자라는 판에 누에고치 속에 자신을 가둔 상태로 비현실적인 정보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귀머거리로 전락하는 문제는 회사의 CEO에 국한되지 않는다. 권한과 직책과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면 대통령에서 시작해서 평범한 관리자에 이르기 까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문제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탄핵된 이유도 어느 순간 대통령도 자신도 인정하지 않지만 누구나 다 아는 귀머거리로 전락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