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이 조직이나 나라에 소위 적폐세력이었나?

왜 리더가 사라지니 오히려 조직의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는 알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할까?

리더들이 사라지자 리더가 행사하던 무소불위의 권한은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재분배된다. 남은 사람들이 책임지고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오직 나라와 조직의 사명에 입각해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를 성실히 수행한다. 남은 사람들이 사라진 리더가 설정해놓은 허황된 비전과 전략을 위해서 헌신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허황한 비전이나 마케팅 전략에 현혹됨이 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사명을 구현하기 위해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에 집중해서 묵묵히 일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앞으로 선출될 리더들의 새로운 시대에 리더십의 적폐세력으로 낙인찍히지 않으려면 리더십 패러다임에 심각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대통령이 뽑히던, 총수가 다시 돌아오던, 총장이 새로 뽑히던 이들은 다시 무소불의의 파워를 회복해 기존의 리더들처럼 앞에서 나서서 구성원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포기해야 한다. 앞에 나서서 허황된 비전으로 나라를 구하고 회사를 구하고 학교를 구하기 위해 바쁘게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포기해야 한다.

이보다 리더들이 치중해야 할 것은 자기에 맡겨진 사명의 엄중함을 깨달고 이 사명의 집사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사명에 대한 믿음으로 우보천리하는 모습을 보여 나라와 조직에게 필요한 진정한 변화를 일구어내야 한다.

김구선생은 나라의 완전한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사명이 달성될 수 만 있다면 나라의 <문지기>라도 하겠다고 나섰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김구선행과 같은 사명의 문지기이다.

사명이 완수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과 구성원들이 아 우리가 정말 힘을 합쳐서 나서니 사명이 완수되었구나 하고 외치게 할 수 있는 서번트가 되어야 한다. 리더는 뒷 배경에 조용히 서서 이런 기적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국민과 구성원에게 조용히 박수를 보낼 수 있을 때 진정한 리더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국민과 구성원을 더 이상 리더가 나서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줘야할 어린이라고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조직의 변화를 염원하고 같이 실현시킬 수 있는 파트너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서서 이끌어 줘야 한다는 리더의 믿음 속에는 구성원을 이끌어 줘야할 어린애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무서운 일이다.

대선토론이나 리더들이 나서서 토론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과연 이들이 사명에 부름받은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는 리더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다시 리더도 선출되면 리더십의 적폐세력으로 전락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