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인간은 침팬지의 부하로 살고 있었을 것이다. 인간이 사회를 구성해서 협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상으로 세상을 구성해서 믿는 능력이 있었고 공동의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이 믿음을 기반으로 이 믿음의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협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협업이란 말이 있었을리 없다.
돈 기업 국가 종교가 때초부터 존재했을리 없다. 상상력이 뛰어난 누군가가 이 추상적 세계를 발명해내었을 것이고 이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스토리를 구성했을 것이고 이 스토리에 매료된 사람들이 믿음을 가지고 스토리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협업했을 것이다. 세상은 태초에 누구의 상상 속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것이다. 이 상상 중 뛰어난 상상이 사람들에게 선택을 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된 상상은 믿음의 지위를 획득하고 결국 협업을 통해 현실로 태어난다.
구성주의 세상이다.
이 구성주의 세상은 초연결사회의 국면과 맞물려 갈수록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기술은 스토리를 소통하는 도구와 협업의 도구를 혁신적으로 진화시켰다. 새로운 믿음을 탄생시키는 일이 예전처럼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어려움은 이 성공한 믿음을 세상이 진화 하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공진화 시키는 일이다. 생장하지 않은 믿음은 죽은 믿음으로 사람들을 사라져버린 세계에 대한 상상의 감옥에 가둔다. 전통적으로 믿음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종교인들이 이 상상의 감옥에 첫번째 죄수가 되어왔다.
죽은 믿음은 산자와 죽은자간의 편싸움으로 갈등을 만들어 내지만 살아 있는 믿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생한 오아시스 같은 감동을 준다. 살아 있는 믿음은 나침반이 되어 사막속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하도록 도와주지만 죽은 믿음은 오아시스의 신기루를 만들어 사람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죽은 믿음은 사회에 썩어가는 쓰레기 하치장을 가진 것과 같아서 생명의 냄새를 맛볼 수 없는 죽은자를 모으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을 쫒아낸다.
살아 있는 믿음을 나침반으로 가진 사람들은 세상의 변화에 따라 이 나침반이 미세한 떨림을 멈추지 않는다. 죽은 믿음을 가진 사람의 나침반의 이 미세한 떨림이 멈춰있다.
내 믿음의 나침반은 오늘도 떨림을 멈추지 않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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