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이런 모든 행위가 하림이 잘 돼기를 바라는 이해관계자의 결정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림에서 27살짜리 아들만 빠진다면 이런 이상한 코메디를 구경할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들은 다 김흥국 회장이 주연으로 나선 국민 모두가 조롱하는 코메디에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조연으로 강제 동원된 것이다. 10조 재벌을 책임지는 총수가 사회적 책임은 고사하고 다른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무시하고 자신의 아들에게 회사를 넘겨주려는 개인적 탐욕을 채우기 위해 회사를 마음대로 주무른다는 것은 총수로서의 자질을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지 모르지만 회사가 우선이 아니라 사욕이 우선이라는 사실만은 제대로 고백한 것이다. 총수가 10조 크기의 재벌을 맡을 정도의 그릇이 되는지가 의심스런 대목이다.

지배구조의 꼭데기에 있는 올품의 경우처럼 감자를 통해 자본을 동원할 수 있게 하는 상법상의 조항도 수정되어야 한다. 김흥국회장은 결국 영화 허삼관처럼 자기피를 팔아서 빚을 갚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하겠지만 하림전체가 다 재무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점에서 올품이 자기피를 팔아서 빚을 갚은 것이 아니라 흡혈귀 하나가 올품이라는 빨대를 이용해 하림전체에 이 빨대를 박아놓고 공공연하게 피를 빼다 팔아먹은 꼴이다. 현재의 상법은 하림의 소액주주 종업원 고객 계열사도 아들에게 피를 공개적으로 빼내서 팔 수 있는 흡혈의 권리를 준 것이다. 100% 지분을 가진 자기 회사라도 주식회사가 대출받아서 개인세금을 내는 행위는 명백한 배임이자 횡령이다.

매경의 박수호기자가 하림의 승계문제를 객관적으로 잘 집어 기사를 쓴 것같다. 하림의 LBO 방식의 경영승계 문제는 공정위가 나서서 지분관계를 꼼꼼히 따져 편법과 허위신고가 있었는지를 반드시 바로 잡고 나가야한다. 또한 법적 허점을 자신의 탐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총수들에 대한 사회적 제재 메카니즘도 공론화 되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의식도 사회적 제재의 메카니즘이다. 한 달 동안만 모든 국민이 하림닭을 먹지 않는다면 하림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요즈음 회자되는 오뚜기는 이런 방법을 몰라서 못한 것일까? 대기업을 이끄는 총수의 격조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본인이 회장단으로 있는 (사)한국공정거래학회에서는 이번 가을학회에서 국민간식 치킨을 놓고 벌어지는 하림과 프랜차이즈의 불공정관행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공론화할 예정이다. 많은 응원과 관심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