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8-22 21:45
[N.Learning] 긍휼감이 넘치는 리더가 세워졌을 때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647  

긍휼감이 넘치는 리더가 세워질 때 생기는 기적
인문적 문제해결력이란?

많은 사람들이 긍휼감 compassion을 넘치는 사랑이라는 도덕적 감정의 측면에서만 정의하기 때문에 긍휼감의 핵심을 놓치고 있다. 긍휼감은 사랑이라는 도덕적 감정의 가장 고상한 형태이기도 하지만 긍휼감의 본질은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인문적 문제해결력이다.

우리가 직면한 모든 문제는,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고통을 해결하지 않고 오랫동안 돌보지 않은 결과다. 긍휼감은 이 고통의 원인을 찾아서 문제를 행동으로 해결하려는 문제해결능력이다. 긍휼감이 없는 우리는 돌봄 받지 못한 고통이 문제로 터져 나오면, ‘고통’을 해결하지 않고, 문제가 밖으로 드러난 ‘결과’를 봉합하려고 시도한다. 고통은 나쁜 것이니 일단 문제를 덮고 시작한다. 고통을 감추니 근원적 해결이 불가능하고 계속 반복된다. 화제가 계속 발생하는데 화제의 원인을 고치지 않고 불이 날 때마다 소방수가 되어 불을 끄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긍휼감은 디자인 사고에서 주장하는 ‘공감empathy’과는 다르다. 공감은 상대의 마음을 인지적이자 정서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다. 슬픈 드라마를 눈물이 나고, 코미디를 보면 마음껏 웃는 것, 그게 공감능력이다. 공감은 광고나 마케팅에서 고객을 정서적으로 잡기 위해 이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공감능력만 뛰어난 사람은 광고나 마케팅의 타깃이 된다. 공감은 상대의 고통을 이해하는 시작점이 되어도 고통의 뿌리를 이해하고 이것을 행동으로 해결해주는 능력은 아니다. 곪아터진 상처 부위에 붕대를 감아주는 수준이 공감능력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식의 처방이다.

긍휼감의 정수는 종교를 창시한 사람들에게 보인다. 예수는 인간을 죄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십자가를 대신 지고 골고다를 오르는 고통을 감수했고, 부처는 자신을 사랑하듯 남들을 사랑하고 남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나누는 자비(慈(悲)심으로 인간이 영원히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상태를 이야기했다. 공자는 측은지심을 인간들이 가진 보편적 고통에 대한 문제해결의 방식으로 제시했다. 이들이 보인 긍휼감은 단순한 도덕적 감정을 넘어서서 사회적 혁신을 향한 문제해결력이다. 이들은 인간이 가진 고통의 근원을 이해함을 통해 세상의 본질적 문제를 가장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한 것이다. 이들이 우리게에 가르쳐준 것은 긍휼이라는 도덕적 감정을 넘어서 긍휼을 통해서 보여진 인문적 문제해결력이다. 이들이 추앙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인간이 직면한 근원적 고통의 원인에 대한 이해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탁월한 문제해결력 때문이다. 예수, 부처, 모하메드, 공자의 공통점은 탁월한 문제해결력을 가진 사회적 혁신가들이라는 점이다.

더 나아가 세종대왕은 글을 모르는 불쌍한 백성들의 삶에 긍휼감을 느껴 한글을 창조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리더들이 뛰어난 문제해결력을 보이는 것은 이들이 가진 긍휼감 때문이다. 이들이 사회의 근원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결국은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문제로 내재화시켜서 행동으로 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모든 사회적 혁신 뒤에는 긍휼감이 넘치는 리더가 숨어 있다. 우리 사회도 단지 긍휼감이 넘치는 대통령 한 사람을 뽑았을 뿐인데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긍휼감은 상대의 고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때문에 긍휼감이 있는 사람들만이 문제의 근원을 볼 수 있다. 이들이 세상을 혁신적인 방법으로 바꿀 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숨은 고통의 뿌리를 보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정의하는 탁월한 통찰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결국 사회 변화를 선도하는 혁신적 비즈니스는 인간의 문제를 고통의 뿌리부터 이해하는 사람들이 이끌어나간다. 긍휼감이 없는 사람은 문제를 뿌리부터 이해하기보다는 곪아터진 결과만 처방하는 데 골몰한다. 아무 효과도 없는 처방이다.

기업은 어떤 문제이든 문제가 정의되기만 하면 이를 가장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역량을 보유한 집단이다. 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고통을 뿌리의 수준에서 이해해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개념화 능력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 수준에서, 즉 문제의 뿌리를 이해하는 기업들만이 초연결시대에 사회적 혁신을 선도할 수 있다.

천박하게 돈만 추구하는 광고 마케팅 기업들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한 구글, 서버에 대한 무한독점권으로 횡포를 부리던 기업들에게 고통받던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 클라우드의 새 표준을 설정한 아마존, 자유로운 소통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만든 애플, 기본 의료보험도 없이 여러 개의 파트타임 일자리를 전전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본 스타벅스, 발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고통 없이 최고의 편안함과 균형을 누리게 해준 뉴발란스, GMO 등 변형된 농산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유기농 농산물을 선별해 판매하는 홀푸드마켓, 뛰어난 아이디어는 있지만 이를 실현시킬 비즈니스 모델이나 자금이 없는 사람들에게 창업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피치북데이터, 친환경생활을 널리 보급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체험을 파는 유니레버, 고통받는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자사 제품을 사지 말라고 광고하는 파타고니아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이 뛰어난 사업적 통찰력을 보인 것은, 모든 문제를 고통의 뿌리 수준에서 이해하고 개념화하고 행동으로 풀어낸 긍휼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긍휼감은 근원적 변화를 이끌 미래 사업을 찾아낼 수 있는 특수 안경인 셈이다.

현실은 빅데이터의 홍수가 만들어 놓은 두꺼운 토사 밑에 인간의 근원적 고통이 점점 가라앉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통을 뿌리부터 이해해 미래 비즈니스로 개념화시키는 능력은 긍휼감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인간의 심연에 흐르는 고통은, 마케팅이 주장하듯이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소비자 조사를 하거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잡히는 대상이 아니다. 디지털 혁명과 초연결시대로의 변화는 사명감과 긍휼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사회적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긍휼감의 본질은 성스러운 도덕적 감정을 넘어서 탁월한 문제해결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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