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9-26 06:50
[N.Learning] 내가 거둔 성공은 찐(眞) 성공일까? 들뢰즈의 <천의 고원>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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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거둔 성공은 찐(眞) 성공일까?
들뢰즈의 <천의 고원>
진성리더십 도반들과 진성리더십에 영향을 준 고전을 함께 읽어가며 자신의 정신모형을 업데이트하는 소크라테스 북클럽을 진행하고 있다. 어제는 들뢰즈 <천의 고원>의 "기관없는 몸체"의 기관의 기능이 완성되어 있다고 사유하는 유기체 사고가 내 욕망의 에너지를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같이 사유했다.
기관없는 몸체는 분절되지 않은 욕망의 에너지를 잠재태로 담고 있는 몸을 상징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순수한 생성의 에너지가 왜곡당하는 경험을 하게되고 이 왜곡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결핍, 성도착, 팬터시, 중독, 새디즘, 매조키즘, 권위주의 성격에 포획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지층의 협곡에서 벗어나지 못해 세상에 제대로된 변화를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우리가 가진 욕망의 에너지가 제대로 된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게 만드는 강력한 적은 유기체로서의 몸이다. 성격에 대한 엄격한 연구로 유명한 미네소타 일란성 쌍둥이의 연구에서도 내 유기체의 성격은 부모의 유전자로부터 물려받고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부모가 자신의 기획에 의해 길들여 만든 것이다. 내가 이런 모습으로 좋은 부모 밑에서 준수한 외모와 좋은 머리와 좋은 성격을 가지고 특정한 성별로 태어난 것은 부모와의 우연한 관계맺음을 통해서다. 이런 관계맺음은 내 부모에게도 나에게도 선택권이 없다는 점에서 신이 임의로 주사위를 던져서 결정해준 것이다. 들뢰즈가 추정하기는 우리가 인생에서 초반과 중반에 하는 성공은 내 공수가 조금은 들어가도 따지고 보면 부모가 유전자와 배경을 유기체인 내 몸에 담아서 그렇게 전달하지 못했다면 가능한 일은 아니다. 좋은 대학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인생의 초반이나 중반의 성공은 신이 대신 던져준 주사위로 좋은 부모와 나를 그렇게 짝지워주지 못했다면 가능한 일은 아니다. 자신의 성공이 아니라 부모의 유전자 유기체가 만들어준 유사 성공이다.
부모의 유기체로서의 몸체는 설사 나에게 재능과 재능을 개발할 수 있는 부를 물려주지 못했다 하더라도 나를 모범생으로 조련한다. 모범생은 부모라는 유기체가 나에게 다시 현신한 것이다. 모범생의 유기체에 갇히면 내 욕망을 제대로 발휘해서 세상을 위한 변화와 생성을 만드는 일이 중단된다.
들뢰즈의 유기체론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자수성가한 소수를 제외하고 평범하게 성공하거나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들이 초반과 중반에 거두는 성공은 신이 나를 예쁘게 봐줘서 주사위 잘 던져 준 결과이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이 욕망한 제대로된 찐 성공은 이런 유기체 효과가 다 사라진 인생 후반기에 찾아오는 성공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부모가 결정해준 유기체의 몸을 뚫고 세상에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낸 사람들만이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된 생성으로 분출시킨 사람이라고 본다.
진성리더십에서도 삶의 진짜 성공은 인생의 마지막 장인 삼막의 결론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본다. 1막의 성공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 복권의 당첨금에 의해서 대부분 결정된다. 머리 좋고 외모가 준수하고 부자 부모 밑에서 태어나 머리 좋은 것을 제대로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다 돈많은 부모에게 태어난 유전자 복권이 당첨된 결과이다. 인생 1막에 거둔 성공 중 자신이 고유하게 자기 것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인생 1막에 지나치게 성공한 사람들은 인생 2막의 어느 지점에서 정점을 찍고 이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하강하는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계속 하강곡선의 삶이 밑바닥을 찍는 순간까지도 이전의 성공이 다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었다는 깨달지 못한다. 잃어버린 겸허의 미덕으로 성찰하기보다는 벌어 놓은 돈과 명예를 훈장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해 삶을 마감한다.
인생 1막이 기반이 되어 만든 성공과는 달리 인생 3막의 모든 성공의 씨앗은 온전히 자신이 스토리를 만들고 이 스토리로 자신의 몸에 욕망의 씨를 뿌리고 가꾼 것이다. 3막에서 성공을 맛보는 사람들이 온전하게 찐 성공을 맛보는 사람이다. 3막에서 남긴 삶의 스토리만 사후에 후배들의 삶의 씨줄에 날줄로 엮어져서 우리의 사후에도 내 삶의 부활을 이끌어낸다. 들뢰즈의 욕망이 제대로 사용되었는지는 결국 죽는 순간 내가 세상을 다녀갔음에 의해 세상이 더 따뜻해지고 행복해지고 건강해지고 깨끗해지는 유산을 남겼는지에 의해서 판단될 것이다.
피카소는 정신이 성숙해져 진짜로 젊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라고 풍자했다. 들뢰즈도 이런 가짜 성공을 벗어나서 진짜 성공을 챙취하기 위해서는 도처에 숨어 있는 가짜 세력의 무지막지한 저항을 극복해야 하는 위험한 일이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사람들만 진짜 성공을 쟁취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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