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성공은 개인의 성공의 총집합이 아니라 회사에 있는 팀의 성공의 집합이다. 성공적인 회사가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성공적인 팀을 만들 수 있는지와 이 성공적인 팀을 성공시킬 수 있는 회사만의 협업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지에 의해서 결정된다.

핵심은 협동이 아니라 협업으로 작동되는 팀을 가지고 있는지 이 팀은 자신 팀의 성공을 넘어 회사의 성공을 위해 협업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협동 (Cooperation)과 협업(Collaboration)을 혼동하고 있는데 협업의 결과로 협동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회사의 문화가 핵심이다. 협업에 대한 성공경험이 협동을 이끌어낼 수는 있지만 반대로 협동이 협업을 이끌어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다.

협업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전에 협동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팀으로 끌어들여 일하게 하는 궁극적인 목적의 매개가 있어야 한다. 능력이 있는 고수들을 모이게 하는 것은 개인을 넘어선 목적이다. 이 목적이 목적을 실현시킬 수 있는 팀원들에게 스파크를 일으켜 이들이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풀링할 때 팀이 작동된다. 이런 목적이 존재한다면 팀원은 이전에 같이 일했던 경험을 전제할 이유도 없고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과 시간에 떨어져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목적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동의할 때 팀원들이 공간적 시간적 제약을 넘어 일하는 기제인 협업이 작동된다. 협업만이 회사의 사이즈를 일정 수준이상 넘어서 성장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협동의 메카니즘을 동원해 키울 수 있는 회사의 크기는 일정한 수준을 넘으면 부하가 걸린다. 이 수준을 넘어서 회사를 성장시키려면 협동의 댓가로 큰 돈을 지불해야 한다. 미미하게 시작한 회사가 창대한 끝을 볼 수 있는 것은 협동의 원리가 아니라 목적을 매개로 협업으로 회사를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목적을 상실했을 경우 회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학연, 혈연, 지연 등등 연줄을 통한 서로간의 협동을 동원해야 한다. 다른 연줄에 있는 사람들의 도움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거래가 요구된다. 결국 회사는 강한 연줄이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과업이 운용되는 정치조직으로 전락한다. 목적이 상실된 상태에서 협동은 회사를 정치조직으로 만드는 주범이다. 학연, 지연, 혈연, 성별, 나이 등 생득적 범주의 협동에 기반해 가동되는 회사는 특정한 사이즈 이상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벌어놓은 돈이 많아서 협동할 때마다 동원된 사람을 충분히 보상할 수 있는 대기업이라면 몰라도 스타트업이 협업을 동원하지 않고 회사를 키울 수는 없다. 협동의 메카니즘에만 의존하는 대기업도 결국 벌어놓은 여유 자금을 다 까먹을 때가지만 작동되다 결국 협동의 정치적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다.

글로벌 기업들에서 직원들을 선발하는 기준도 개인의 능력은 기본이고 이 기본에다 팀에서 일할 수 있는 협동능력이 아닌 협업능력으로 바뀌고 있다. 협동능력이 아닌 협업능력을 찾아내기 위해서 글로벌 회사에서 면접질문에 자주 사용하는 세 가지 끌개가 있다.

첫째는 이력서에 쓴 내용말고 이것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고, 둘째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운전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할 것같은 최초의 나라가 어떤 나라가 될 것인지" 처럼 황당한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고, 마지막 질문은 자신의 기술적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0점에서 100점까지 점수로 평가해보도록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이런 질문에 직면했을 때 피면접자의 반응을 보고 협업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답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걸러내기 위함이다. 특히 첫번째 질문과 둘째 질문에서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고 대답하거나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걸러내야 할 사람들이다. 셋째 질문은 세상의 기술적 지평이 진화한다는 전제하에 공진화하는 지평을 찾아서 평생학습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제조업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들에게 감흥을 주는 이야기를 통해 불확실성 속에서 서로의 공동의 답을 찾아가는 능력이 없다면 협업 플레이어로서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규정한다.

21세기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꺼려하는 인재는 모범답안을 선행학습을 통해 미리 알아서 이것으로 성공을 체험해온 모범생 모드가 뼈에 박힌 젊은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