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7-03 15:01
[N.Learning] 10번의 즐탁동시 10번의 부활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2,192  
10번의 줄탁동시
(啐啄同時)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는 7년마다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0년을 산다면 적어도 살아오는 동안에 10번의 완전한 몸바꿈을 경험하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몸을 집으로 빌려살고 있는 우리의 정신이 몸의 근원적 변화에 걸맞게 10번의 근원적 변화를 완성했는지의 문제이다. 몸은 성장했는데 정신이 성장하지 못하면 우리의 삶은 모두 알 속에 갇힌 병아리 신세다.
병아리가 알 속에서 깨어나는 과정이 줄탁동시(啐啄同時)다. 어미 닭이 병아리의 성장 상태를 잘 관찰해가며 듣고 있다가 병아리가 자신이 충분히 커서 나갈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 어미닭이 병아리의 신호를 보내는 장소를 깨주는 과정이다. 병아리에게는 어미닭이라는 맨토가 필요하지만 우리가 알에서 깨어나는 과정은 자신이 병아리도 되고 스스로 어미닭도 되어서 알에서 깨어나는 자기부활의 과정이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도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새에게 알은 세계다>로 시작한다. 결국 세계가 알이기 이전에 몸에 맞는 정신이 깨어나지 못하면 몸이 자신을 가두는 알이 됨을 은유한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하면 병아리는 자유를 구가할 수 없음을 상징한다.
미국의 동화작가 트리나 폴러스의 작품인 <꽃들에게 희망을>에도 알에서 깨어나는 나비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애벌레들은 나무꼭데기에 올라가면 자기들이 꿈꾸는 무엇이 있다고 믿고 서로를 밟고 경쟁하며 올라가다 참사를 당한다. 한 애벌래가 나무꼭데기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는 나비가 되어 날라가야 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는다. 애벌레는 나무타기를 포기하고 대신 나비가 되기 위해 번데기 집을 만들고 자신을 가둔다. 결국 자신이 만든 번데기집 속에서 자기변신을 통해 나비로 태어나는 근원적 변화에 성공한다.
진성리더들이 알에서 깨어나는 과정이나 나비로 깨어나는 과정을 각성사건이라고 하고 이 각성사건을 통해 걸맞는 정신이 부활하는 사건을 고난사건이라고 칭한다. 우리 몸이 10번의 변신을 한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온전하게 진성 리더십을 발휘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번의 각성사건과 고난사건을 통해 10번의 자기부활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한복음 3장에도 예수와 율법학자 니고데모 사이에 자기부활에 대한 대화가 나온다. 예수가 아기처럼 매번 다시 태어나라고 설파하자, 니고데모가 묻는다. 다 자란 사람이 엄마 뱃속에 들어가서 다시 태어날 수 없는데 어떻게 이것을 행하라는 말입니까? 예수는 니고데모에게 어린아기로 태어남은 몸의 태어남이 아니라 몸에 걸맞는 정신의 다시 태어남이라고 자세히 설명한다. 교인들 사이 알력과 분쟁에 휩싸였던 고린도 교회에 보내는 바울 서신을 관통하는 것도 변화하는 세상에 맞춘 자기부활이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가 일신우일신의 삶을 통해 달라진 세상에서 정신의 자기부활을 성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갈등과 반목에 횝싸였음을 설득한다.
진성리더들에게 나이를 제대로 먹는다는 것은 박노해 시인의 시에서 잘 묘사되고 있듯이 죽을 때까지 자신 몸의 부활에 걸맞는 N번의 부활을 수행하는 일이다. N번의 각성과 부활 사건의 진주를 엮어서 내 삶의 진주목걸이를 만들어 후세에게 남겨주는 일이 진성리더가 하는 일이다.
삶의 나이
詩 박노해
어느 가을 아침 아잔 소리 울릴 때
악세히르 마을로 들어가는 묘지 앞에
한 나그네가 서 있었다
묘비에는 3·5·8… 숫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아마도 이 마을에 돌림병이나 큰 재난이 있어
어린아이들이 떼죽음을 당했구나 싶어
나그네는 급히 발길을 돌리려 했다
그때 마을 모스크에서 기도를 마친 한 노인이
천천히 걸어 나오며 말했다
우리 마을에서는 묘비에 나이를 새기지 않는다오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오
사는 동안 진정으로 의미 있고 사랑을 하고
오늘 내가 정말 살았구나 하는
잊지 못할 삶의 경험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자기 집 문기둥에 금을 하나씩 긋는다오
그가 이 지상을 떠날 때 문기둥의 금을 세어
이렇게 묘비에 새겨준다오
여기 묘비의 숫자가 참 삶의 나이라오
몸은 컷는데 정신이 그자리에 머물고 있어서 몸과 정신간의 소통이 막힌 것이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결석이다. 이 결석이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 고통의 원인이다. 우리는 몸의 성장과 바뀜은 보인다는 이유로 비타민도 챙겨먹고 운동도 해가며 관리하지만 정신의 문제는 단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리대상에서 제외시킨다. 결석의 조짐이 생길 때마다 자기개발서를 읽어가며 자신의 몸과는 상관이 없는 다른 사람의 정신을 베껴서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몸은 거대하고 비대해졌지만 정신은 Ego의 유아의 수준에 머무는 사람들이 권력과 자기 핏줄의 영달을 위해 대한민국을 호령하는 리더가 되보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면 대한민국 자체가 우리를 가두고 있는 거대한 알처럼 보인다. 우리나 그런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나 모두 알 속에 있음을 깨달지 못할 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도 나이는 먹을대로 먹었는데 나이값을 못한다는 생각에 자괴감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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