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한 분들과 직장에서 성공하는 삶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해본적이 있다.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직장에서 살아남아 정년에 달할 때까지 무탈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목적함수보다 더 진전된 목적함수를 가져야 최소한 무탈하게 정년에 이르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어떤 분은 자신은 회사를 다닐 때 수조원을 벌어다 준 성과 때문에 회사는 자신을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사람은 생각보다 잊혀지는 일순위다. 회사는 돈버는 것이 일상인 세상이어서 정말 천문학적 돈을 벌어다주는 경우를 것을 제외하고 회사는 돈 벌어준 사람을 생각보다 쉽게 잊는다.
이런 사람들보다 오래 기억되는 사람들은 자신급의 리더를 키워온 사람들이다. 뛰어난 리더를 키워서 회사의 여기저기에 포진시켰을 때 이 후배들이 리더로 회사에 남아서 기여하는 시간까지 자신은 괜찮은 상사로 기억된다.
리더를 키워놓고 회사를 나온 사람들은 가끔 후배들이 찾아와 같이 점심을 대접해가며 옛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를 만든 것이다.
가장 오랫동안 회사의 기억을 장악하는 최고로 높은 수준의 성공을 달성한 사람들은 자신의 후배이자 자신이 길러낸 리더들에게 회사의 존재이유를 담은 정신모형을 공유하고 일할 수 있게 정신모형을 유산으로 남겨준 사람들이다. 정신모형 속에는 자신의 부서와 회사의 미래에 대한 약속이 담겨 있고 이 약속을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마음에 품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가 생성된다. 이런 정신모형이 실현되면 후배들은 이분이 우리 회사를 다녀갔기 때문에 회사가 더 일하기 좋은 일터가 되었다고 칭송할 것이다.
물론 범위의 문제가 있다. 어떤 사람은 회사 전체가 달라질 수게 하기도하고, 한 부서가 바뀌게 할 수도 있다. 같이 일한 몇 사람이 달라질 수 있는 등 범위는 직책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신이 회사를 다녀갔기 때문에 회사가, 부서가, 팀, 후배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이런 사람들만이 회사의 기억을 오랫동안 장악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남겨준 문화의 유산을 날줄을 부활시켜 후배들은 시대의 소명을 씨줄로 회사를 더 나은 회사로 만들 수 있는 단서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각자의 범위를 염두에 둘 때 우리가 회사를 성공적으로 다녀가는 것은 모두 사건이다. 사건이라고 이름을 붙일 경우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과 사건이 발생한 후에 명확한 차이가 있을 때이다. 회사에 다녀갔음에도 누구의 기억 속에 어떤 흔적도 남지 않는다는 것은 회사에 의해서 완벽하게 도구로 제도화 된 삶을 살았다는 증거다.
기여가 당연시되는 임원을 제외하고 회사 구성원의 10%만이라도 개입이 종결되는 정년 퇴임 시 사건의 주인공으로 등극하는 회사는 공진화하는 회사다. 미래가 있는 회사이다. 모두가 제도화된 상태로 회사생활을 종결한다면 제도의 감옥 속에서 강제노역에 동원되가며 한 평생을 보내다 정년과 함께 결국 감옥에서 만기출소한 것이 된다.
사회의 어떤 영역에서 살던 제도화로 포획되고 투옥되는 것에서 탈주해 오늘도 내가 주인공이 되어 사건화되는 삶을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