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2-23 15:59
[N.Learning] 내가 중학생이던 아이를 설득시킬 수 없었던 이유
|
|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7,321
|
내가 중학생이던 아이를 설득시킬 수 없었던 이유:
오래 전 우리 큰 아이가 중학교 다닐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론이 명백한 사실을 가지고 아들과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보편적인 진리의 관점에서 보면 아들의 주장은 말이 안 되는 괘변의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내가 틀리고 자기 주장이 맞다고 고집을 피웠다. 물론 내가 내세운 근거는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었다. 반면 아들의 근거는 어이없게도 일관되게 자기의 친구들이 그렇게 말했고 친구들이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아들은 그렇게 말하는 친구들을 증인으로 데려오겠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물러설 기미를 안 보이는 아들과 이런 논쟁을 벌이는 것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가르치는 대학생들은 아들 친구들보다 얼마나 더 공부를 많이 했고 현명하며 이 뛰어난 대학생들이 아빠로부터 조언을 듣기 위해서는 약속을 어렵게 잡아야 한다는 말까지 했지만 결국 아들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왜 이런 참담한 일이 벌어졌을까?
유대인의 대화법인 [하브루타]에 관한 책을 보며 깨달은 바가 있다.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대화을 기반으로 한 [하브루타]방식은 강단에서 과학적인 지식에 근거해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강의보다 학습효과가 강렬하다는 점이다. 잘 짜여진 대화를 관찰해보면 주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강의는 암기력을 기반으로 한 주입식이다. 뇌과학연구에서도 스토리텔링 방식의 대화는 상상적 체험을 창출해서 뇌의 시냅스 구조를 결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상적이든 실질적 체험이던 체험만이 시냅스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 학습을 통해 시냅스의 구조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냥 기억속에 남아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인지적 학습을 한 것이다. 체화된 모든 교육은 시냅스 구조를 변화시킨 교육이다. 시냅스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든 체험이 필요하다. 대화를 통한 스토리는 체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가 아들을 설득시킬 수 없었던 것도 아들 친구들끼리 공유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습득한 지식과 내가 논문을 읽어서 습득한 지식이 충돌했을 때 시냅스구조를 바꾼 체험을 창출한 지식은 아이들끼리 모여서 스토리텔링방식으로 한 학습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텔링방식의 대화법인 [하브루타]방식이 평균 IQ 94로 세계 45위인 유대인들이 평균 IQ 106으로 세계 수위를 차지한 대한민국을 누르고 노벨상과 모든 창의성과 관련된 상에서 상을 독식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스토리텔링으로 대화를 통해 서로서로를 가르치게 하는 학습방법인 [하브루타]를 연구해서 학교교육의 학습방법으로 도입해보는 실험을 해볼 필요가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