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8-18 20:54
[N.Learning] 옆편네 혹은 곁사람: 용어의 위력 나는 우리가 무심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1,963  
옆편네 혹은 곁사람:
용어의 위력

나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부부관계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생물학적 혹은 진화론적 이원론에 갇혀서 남성과 여성간 넘을 수 없는 강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만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 생물학적 차이만을 본질적인 차이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이런 생물학적 분업을 함축하는 이런 용어는 유교적 문화에서 강조하는 부부유별과 남존여비라는 이데올로기와 결합되어 둘 사이 넘을 수 없는 계곡을 더 강화시켜 왔다. 말 자체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한 것 뿐인데 이 말의 사용으로 상대를 공격하고 있는 꼴이다. 어떤 말로 상대를 불러주는지가 상대와 나와의 권력관계의 시발점이다.
집사람, 안사람, 아내, 처, 내자, 마누라 등은 말할 것도 없이 남성과 여성 사이에 분절을 강조한다. 우리가 높힘말이라고 생각하는 부인 婦人이나 처 妻도 따지고 보면 마찬가지 여성비하적인 용어다. 婦人의 婦에는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성을 변으로 하고 있고 그 옆 비 추자도 여성은 비를 들고 마당을 쓸고 닦는 사람이라는 의미여서 유교적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 용어이다. 이와 같은 말은 남성을 부르는 호칭인 남편, 바깥분, 남정네에도 똑 같이 적용된다.
그렇다고 영어로 탈주해서 Wife란 말을 써도 마찬가지이다. Wife의 원래 어원이 집에서 빵 만드는 사람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서로를 Honey라고 쓴다는 것도 상대를 성적 의미로 환원시키는 용어라서 맘에 들지 못한다. 대문자 남성이나 대문자 여성을 탈피하기 위해 성 소수자들이 쓰는 파트너란 말도 있다.
결혼한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생물학적 진화론적 이원론에 가두지 않고 부르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용어를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내가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용어는 여편네가 남정네가 아닌 옆편네나 곁사람이다. 옆편의 편은 편한 상대를 지징하는 말이다. 옆편은 항상 곁에서 서로를 지켜주는 가장 편한한 상대라는 뜻이다. 좀 더 친근하게 부르려면 옆편네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곁사람은 순 한국말로 죽을 때까지 항상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름 패스워드 비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