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11-23 09:57
[N.Learning] 사랑이 사라지니 게을러졌다 직장인의 자긍심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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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사라지니 게을러졌다
직장인의 자긍심
이번 달에 일 때문에 방문한 두 직장에서의 느낀 경험이다. 한 직장은 대기업이고 여기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분들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최고의 학벌에 최고의 전문성을 지녔다. 다른 기업은 평범한 중견기업이다. 이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다니시는 분들만큼의 전문성과 학벌을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두 회사에 들어가 만난 구성원들은 내가 생각했던 기대와 달랐다. 우선 직원들이 걸어다니는 모습이 천지차이였다. 대기업에 다니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고개를 숙이거나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피하면서 다녔다.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구성원들은 항상 고개를 꼿꼿이 들고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이 사람에게 서로 눈길을 주어가며 한번이라도 더 접촉빈도를 늘리려고 시도했다.
이런 구성원의 태도차이는 암묵적 정신모형이 채현된 상태이기 때문에 분석을 위해 더 깊게 살펴봐야 하지만 몇일간 곰곰히 생각해보고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
이 대기업은 신문지상의 기사만 읽어도 CEO가 오랫동안 직원들을 실적지상주의로 내몰았다. 인재전략에 있어서도 핵심인재는 성과를 내는 도구라는 생각이 강했다. 문제는 직원이 성과를 위한 도구로 취급되는 문화가 자리잡자 이런 생각이 여기저기 전염되었다. 우선 동료에 대한 태도로 전이 되었다. 동료도 자신의 성과를 내기 위한 도구로 생각되자 동료애가 사라졌다. 동료애가 사라지니 협업이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자기자신이다. 자신도 가진 강점을 최대한 쥐어짜내서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되었다. 자신을 수단으로 취급하자 자연히 자신에 대한 사랑이 고갈되기 시작했다.
사랑이 사라지면 생기는 현상이 나태함과 게으름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데이트도 해야하고 꾸미기도 해야하기 때문에 삶이 갑자기 바빠진다. 자기자신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물려준 유전적 장점만을 긁어모아 팔아가며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동안 아파서 쓰러진 자신이 눈에 보일리 없다.
자긍심이란 자신에 대한 진실한 사랑의 잔고를 의미한다. 장점만을 골라 도구적으로 편애하는 이고이즘의 사랑 때문에 직장인들은 자신을 온전하게 사랑할 수 없었다. 자긍심의 잔고가 점점 고갈되었다. 자긍심이 없는 사람들은 주체적으로 일할 에너지가 없다.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걸을 힘도 빼앗겼다. 직장의 실적지상주의가 가져온 비극이다.
신자유주의에 경도되어 오랫동안 인재를 인적자원으로 취급하는 인사전략이 직원들에게 주체적으로 온전하게 자신을 사랑할 힘을 빼앗았다. 사랑이 사라지니 자긍심도 사라지고 자긍심이 사라지니 주체성이 사라지고 주체성이 사라지니 게을러졌다. 회사에 가서도 최소한 월급만큼만 일하고 싶다. 일할수록 영혼이 고갈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표를 품고 다니지만 낼 용기가 없는 자신에 점점 자괴감을 느낀다. 점점 회사가기가 싫다. 사실 요즈음에는 아침에 일어나는 일조차 힘들다.
인간을 도구로 취급하지 말자는 주장이 아니다. 인적자원이 도구로 사용될 때도 있지만 인간은 도구를 넘어 스스로를 사랑하고 남들을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한 인간이기도 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