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4-03 17:39
[N.Learning] 예수는 왜 제자의 발을 씻어주었나? 대리인 이론의 비극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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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왜 제자의 발을 씻어주었나?
대리인 이론의 비극
대리인이론이란 전문성이나 현장감각 때문에 주인이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을 대리인을 고용해서 해결하는 경영방식에 관한 이론이다. 대리인은 주인이 시키는 일을 최소한으로 하고 댓가는 최대한으로 챙기고 싶은 욕망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 대리인 이론은 인센티브와 평가시스템을 정교하게 설계해서 이런 모랄 해저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교한 평가와 성과에 대한 보상 설계만이 주인과 대리인의 마음을 한 방향으로 정렬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리인이론은 경기가 좋아서 목표를 세우고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정렬시킬 수만 있었다면 누구나 목표를 초과달성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경영환경에서는 최적의 답안이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불황의 터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어떤 기업도 대리인의 모랄 해저드를 해결할만큼 충분한 재원을 동원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풍성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고사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해고를 하지 않는 것도 감지덕지할 정도다. 대리인이론이 무용지물인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나마 현금의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이 기업의 경영상의 문제가 생기면 현금성 인센티브로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하고 있지만 일시적 봉합일 뿐이지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도 이런 밑빠진 독에 물 붓기로 쓰는 현금이 언제까지 버텨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또한 노동생산성과 상관없이 불만과 이직을 막기위한 이런 현금성 인센티브는 경영자들이 해결해야 할 경영의 문제를 회사돈으로 막는 배임에 해당한다. 특히 이런 현금을 동원할 수 없는 중견 중소기업의 경영자와 근로자 입장에서는 이런 대기업의 경영자들의 회사돈으로 자신의 경영문제를 쉽게 덮는 배임행위는 치명적이다. 경영자들은 대리인 이론을 면죄부로 삼아서 회사의 재정을 낭비하는 행동을 멈추고 현 상황에서 자신 회사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원인의 수준에서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 때문에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거시적 차원의 문제로 만든다.
대리인 이론이 적용될 수 없는 경제상황에서도 대리인 이론을 신봉해가며 여전히 높은 목표와 인센티브 볼아주기를 하는 기업들이 걸리는 함정이 갑질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갑질이 최고의 리더십 이슈로 떠오르는 이유는 아직도 대리인 이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높은 목표를 세우고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가던 인센티브를 몇 사람에 몰아주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이다.
대한민국의 대형교회들은 경제의 원리에 해당하는 신자유주의 시장의 대리인 이론을 채택해 교회 성장의 모티브로 삼아온 것에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이런 교회에서는 목회자나 직분자는 스스로를 하나님의 대리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교회를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인센티브와 천국의 상금을 자신들이 충분히 취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신자유주의 대리인 이론이 대형교회 목회자들에게서 암암리에 채용되는 틈을 파고든 것이 사이비 교주들이다. 사이비 교주들은 처음에는 자신들이 하나님의 대리인인 것처럼 행세하지만 어느 순간에 가스라이팅을 통해 자신을 주인인 하나님이나 예수님의 지위로 승격시킨다. 넷플릭스에 방영되고 있는 신천지, JMS 교주들의 행각을 보면 이들은 신자유주의 대리인 이론의 신봉자들이다. 신도들을 가스라이팅해서 자신을 주인으로 세우고 신도를 자신을 위해 봉사하는 대리인으로 임명한다. 신도들을 자신과 정렬시킨다. 신도들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 교회의 인센티브와 성과평가 시스템을 설계해서 운용한다.
요한복음 (13장 3~11절)에 예수의 세족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예수가 최후의 만찬식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세족식을 거행한 한 이유도 자신이 사라진 이후에도 대리인이론에 빠져 마치 자신들이 마치 제사장이라도 되는 듯이 행세하지 말라는 경고다. 대신 예수의 제자라면 아픈 사람들이 하나님과 직접 대면해서 자신을 스스로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이들을 주인으로 세우고 자신은 하인과 집사로 나서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제자들이 하나님과 아픈 사람들의 중간에 대리인으로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아픈 사람들이 삶의 주인으로 설 수 있도록 하인과 집사가 되어 이들이 하나님과의 직접적 교제가 가능하도록 주선하는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의례를 통해 전달했던 메시지는 제자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대리인이나 마름으로 군림하지 말고 진정한 서번트로 스튜어드십을 발휘하라는 엄명을 담고 있다.
예수의 경고는 사이비 교주들이나 목회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는 경영자들, 국가의 지도자들, 사회의 지도자들이 먼저 대리인 이론의 지금 시대의 리더십 이론과는 결이 어굿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경기가 좋을 때 자신이 대리인 이론의 신봉자였음을 자백하고 지금의 현안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대리인 이론을 넘어서는 리더십 이론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사)한국조직경영개학회가 학회 차원에서 전파하고 있는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은 대리인 이론에 대한 가장 강력한 대안 리더십 이론이다. 진성리더십은 주인과 대리인의 정렬을 주장하기보다는 목적에 대한 각성을 통해 참여자의 마음과 몸을 정렬시켜야 함을 주장한다. 진성리더십은 존재목적을 중심으로 정신, 마음, 몸이 정렬시키기 위해 협업할 수 있을 때만 온전한 정렬과 온전한 변화가 달성된다는 명제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