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2-12 17:57
[N.Learning] 결혼까지 갈 것인가? 약혼으로 끝낼 것인가? Commitments Vs Engagement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21  

결혼까지 갈 것인가? 약혼으로 끝낼 것인가?
Commitments Vs Engagement
요즈음 직장에서도 조직헌신(Organizational Commitment)란 말은 사라지고 직무열의(Job Engagement)란 말이 대세가 되었다. 이런 대세의 전환 때문에 기업들은 이입단계 직원들이 급증한 이직비용을 감당하는 것과 회사를 100년 기업으로 이끌어갈 리더를 세우고 승계하는 작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헌신(Commitment)와 열의(Engagement)는 무슨 차이일까?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회사가 해야할 HR 전략의 핵심은 무엇인가?
가족이 형성되는 과정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열의에 해당하는 Engagement는 약혼이다. 반면 헌신에 해당하는 Commitment는 혼인이다. 실제로 영어 Engagement는 약혼, Commitment는 혼인으로 번역된다.
약혼(Engagement)은 상대와 결혼생활이 원만할 것인지를 검증해보기 위해서 다른 상대를 찾지 않고 지금 상대에만 집중해보기로 MOU 계약을 맺은 상태다. 약혼기간에 지켜야 할 사항은 다른 더 나은 상태에 대해 찾아 나서는 기회주의적 행동을 자제하고 현 상대가 신실한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검증하는데 집중하자고 계약한 것이다. 약혼은 결혼의 실험 단계다. 다른 상대를 찾아 나서는 기회비용을 포기하고 상대를 알아보는 것에 집중할 것이 요구되는 계약이다. 상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으면 언제든지 특별한 비용 청구 없이 약혼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계약기간도 정해지지 않는다. 혼인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Commitment)하는 순간에 약혼 계약이 자동적으로 종료된다.
혼인(Commitment)은 다르다. 모든 기회비용을 포기하고 상대에 몰입하겠다는 헌신의 서약이다. 이 경우는 상대가 다른 상대를 찾아나서는 기회주의적 외도를 하지 않는 조건에서 상대 때문에 생기는 불이익도 모두 감수하겠다는 약속이다. 결혼서약에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라는 말이 동시에 들어가는 이유다. 대신 다른 상대를 찾아 나서는 기회비용은 포기할 것임을 서약해야 한다. 결혼은 상대가 기회비용에 대한 신의를 먼저 져버리지 않는다면 더 이상 먼저 계산기를 두드리는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이다. 기회주의적 행동에 대한 서약만 지켜지면 상대 때문에 생기는 모든 취약성을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이다. 이런 서로의 서약이 성립하고 서로의 취약성을 받아들여 서로에 대한 신뢰가 만들어지고 이런 상호 신뢰가 가족이라는 심리적 안정지대를 만들어준다. 이런 서약이 지켜지지 않으면 서로는 서로에 대한 지금까지 기회비용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생긴 손해를 모두 보상해야 한다.
기업에서도 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에 기회비용을 포기하고 모든 구성원을 결혼관계로 묶어 놓기는 위험부담이 크다. 결혼에 버금가는 평생고용과 평생헌신은 사라진지 오래다. 고용관행이 기업과 종업원이 언제든지 관계에 대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약혼(Engagement)에 머무는 것으로 전환되었다. 이런 약혼 관계가 종업원 쪽으로 힘이 기운 상태가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와 조용한 이직(Quiet Quittind)이다.
이런 현상이 기업 리더들의 승계 문제에 빨간 불을 키웠다. 적어도 백년기업을 열망하는 기업이라면 회사를 이어갈 리더들은 적어도 약혼상태를 넘어서 결혼상태에 돌입해주어야 하는데 요즈음 MZ 세대는 그럴맘이 없다. 결국 100년 기업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왠만한 기업에서는 리더를 구하기도 힘든 셈이다. 심지어 내가 가르친 학생들 중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는 졸업생은 자신들끼리 동료를 비하하고 싶을 때 하는 말이 "너는 여기서 뼈와 살을 갈아 넣어 임원이나 하고 있어라"라고 욕한다는 이야기를 귀뜸해 준 적이 있다.
적어도 회사가 리더급의 승계 문제를 해결하려면 능력이 있는 친구들이 회사와 결혼상태 즉 Commitment를 서약할 수 있게 제안해야 한다. 문제는 적어도 제대로된 리더를 혼인관계로 이입하기 위해 회사가 일반 직원에게 제공하듯 높은 보상과 복지에 대한 차별적 계약 관계를 가지고 이들을 혼인의 서약에 머물 수 있게 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적어도 회사가 제품과 서비스 속에 이입해 제공하고 싶어하는 가치와 목적에 대한 체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리더다운 리더를 영입할 기준이 없는 회사인 셈이다. 리더급의 구성원을 영입하기 위해 보상과 복지는 기본으로 제공되니 변수가 아닌 상수이다. 이 상수를 넘어 조직과 리더가 같이 협업으로 헌신할 수 있는 공동의 가치와 사명이 있는지가 본질이다. 조직과 구성원이 모두 헌신할 서약인 가치와 존재목적이 없는 회사가 리더를 육성하여 승계한다는 것은 낙타에게 바늘구멍을 통과하라고 명하는 것과 같다.
결혼생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사랑이 넘쳐서 어려움이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사랑이 루틴으로 전개되면 결혼생활의 어려움이 현실이 된다. 상대가 기회비용을 찾아서 외도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 현실에 굴복해서 이혼을 결심하는 것은 결혼이 성사된 취지와도 어긋나는 일이다. 지금 시대 가족제도가 무너지는 이유도 이런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가족 구성원들이 헌신해야 할 공유된 가치나 가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번성하는 가족은 가족의 생계를 넘어 구성원들이 목숨처럼 아끼는 가치와 존재 목적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서약을 실천하는 가족일 것이다. 생계의 어려움도 이 가치와 존재 목적에 입각해서 해결하는 가족이 번성하는 가족이다.
회사의 가치, 사명, 목적이 죽어 있는 기업에서 100년 기업을 열망하며 리더를 육성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는 것과 같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지향하는 가치와 존재 목적이 없다면 가족 구성원을 리더로 육성하는 것은 어렵다. 기업이나 가족이 시간의 검증을 견디고 100년 넘게 지속하는 이유는 이들이 생존과 생계를 위한 계약을 넘어 미래에 대한 약속이 서약(Commitment)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
기업에서 종업원 열의(Engagement)를 넘어서 리더 서약(Commitment)가지 이끌어내는 조건과 과정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려면 제 홈페이지(http://nlearners.org Class 섹션에서 논문을 다운 받으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