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성하는 삶의 비밀은 삶을 앞에서 이끌어주는 끌개(attractor)와 뒤에서 밀어주는 밀개(pusher)가 차별적으로 설정되고 차별적으로 설정된 끌개와 밀개가 각각 플러스 극과 마이너스 극을 형성하며 에너지 장을 만들어낼 때다. 끌개라는 동기와 밀개라는 동기가 서로 삶의 번성을 위해 협업할 수 있을 때 삶은 말 그대로 순풍에 돛단배가 된다.

삶의 에너지는 심리학에서 동기(motivation)이란 용어로 연구되는 주제다. 동기의 플러스 극과 동기의 마이너스 극이 서로 순환해가며 에너지를 만든다. 번성하는 삶이란 플러스 극과 마이너스 극이 분명한 강력한 자가 발전소를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발전소의 마이너스 극인 밀개를 설명해주는 동기이론이 강화이론(reinforcement theory)이다. 여기서 작용하는 밀개를 강화제(reinforcer)라고 부른다.

강화제(Reinforcer)는 어떤 계기로 어떤 행동을 했는데 그 결과가 만족스러울 경우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만족을 얻어내기 위해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힘을 만들어낸다. 이런 반복을 통한 지속적 행동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추동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바다 낚시를 위해 포인트를 찾던 중 바위가 많은 곳에서 낚시를 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귀한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면 다음에 바다 낚시 갈 때도 바위 많은 곳을 찾을 개연성이 높다. 이런 보상이 계속되면 바위가 많이 있는 곳이 강화제가 된다.

삶은 이런 과거의 성공경험이 만들어낸 각종 강화제가 만들어낸 자신만의 보물섬 지도다. 강화제로 만든 보물섬 지도가 있다고 삶의 번성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이런 강화제 지도만 믿고 살 때 역설적으로 삶은 에너지를 잃고 기울기 시작한다.

왜일까?

사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기 때문에 문제해결을 위한 최선의 답이 강화제가 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는 고통을 가져오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강화제는 즉각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환각 효과를 주는 진통제이다. 상처라면 상처를 소독해주고 보이지 않게 해주는 반창고가 가장 강력한 강화제다.

문제는 진통제와 반창고에 의존해서 문제를 풀 경우 문제의 뿌리를 찾아서 해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통이 다시 나타나게 되고 고통이 나타나자마자 다시 반창고와 진통제에 의존해야 한다. 어느 시점이 되면 진통제 중독에 이른다. 진통제 역할을 했던 것이 소량의 마약이라면 마약 중독에 이른다. 결국 잘못된 처방을 강화제로 받아들인 것이 중독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런 단기적이고 고식적 처방을 넘어서 우연한 기회에 문제의 원인을 뿌리의 수준에서 찾아내 이 뿌리를 제거해서 근원적 처방을 만들어냈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근원적 처방은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결해주기 때문에 만성 통증이던 고통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경험은 엄청난 희열을 가져온다. 이런 희열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반창고와 진통제를 찾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원인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근원적 처방을 찾아내고 이 근원적 처방을 만들어 처치해 큰 희열을 또 경험하고 싶어할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뿌리의 수준에서 정의하고 처방하고 처방을 실현하여 해결책을 만드는 근원적 방식이 더 좋은 강화제가 된다. 이런 근원적 처방은 원래 열정(Passion)의 어원 속에 담긴 말이다. Passion의 원래 뜻은 고통이라는 뜻이다. 고통을 근원적 수준에서 파악하고 해결했을 때 느끼는 희열이라는 의미가 원래 Passion의 정의다. 이런 의미에서 Passion은 최고의 강화제이자 진통제다.

고통을 해결할 때 느끼는 희열이라는 뜻을 가진 열정(Passion)을 가장 잘 묘사하는 한자의 사자성어는 고진감래(苦盡甘來)다. 고통을 잘 극복하니 결국 희열이 찾아왔다는 뜻이다. 따라서 고진감래를 통해 찾아낸 근원적 처방이 강화제로 설정될 때 누구나 최고로 번성하는 삶을 누릴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최고의 강화제 처방도 세상이 변화하면 다시 문제로 문제로 불거지고 이 문제가 다시 해결되지 못한다면 고통의 원인으로 전락한다. 따라서 과거의 강화제 처방만으로는 근원적 문제해결을 할 수 없다. 이런 고민 끝에 죽음의 순간에도 작동되는 최고의 처방에 대한 생각이 미친다. 이 처방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금의 근원적 처방의 안락 지대를 벗어나는 여정을 시작한다. 비기를 찾는 여정을 통해 결과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작동되는 처방에 대한 씨앗인 삶의 존재 목적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비방을 현재로 미리 가져와 지금 가지고 있는 강화제 중심의 문제적 처방을 해결하는 처방을 산출하는 실험과 연구에 몰입하게 된다.

고진감래를 통해 만들어낸 처방이 밀개이자 강화제였다면 새로운 처방을 만들어내기 위해 현재로 가져온 존재목적은 드라이버이자 끌개다. 강화제는 번성하는 삶을 뒤에서 밀어주는 순풍의 역할을 한다면 드라이버는 번성하는 삶을 앞에서 이끌어주는 북극성의 역할을 한다. 배가 잘 순항하기 위해서는 거친 파도를 잘 아는 사공도 필요하지만 칠흙같은 밤에도 배가 가야할 방향을 알아내는 사공도 필요하다.

가장 번성하는 삶은 밀개와 끌개가 서로 다른 차원에서 마이너스 극과 플러스 극으로 창조적 긴장을 유지해가며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산출할 때다. 플러스 극인 끌개에는 가장 먼 미래인 죽음의 시점에서 가져온 존재목적이 장착되고 마이너스 극인 밀개에는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고통이 조금씩 해소되고 치유되어 삶의 온전한 주인으로 세워지는 주인됨의 체험이 장착된다.

삶이 몰락하는 시점은 끌개와 밀개 사이의 창조적 긴장이 무너지고 끌개와 밀개로 설정된 것이 같은 차원의 것으로 설정될 때다. 대부분 기업에서 성과관리 시스템으로 설정하는 방식이다. 돈으로 환산한 단기적 성과를 달성하는 목표(kpi 혹은 okr)가 끌개로 설정되고 이것을 얻을 때 생기는 돈으로 환산한 보상과 승진이 밀개로 설정된다. 이런 성과관리 시스템은 상황이 좋을 때는 작동하는 듯한 환상을 만들어내지만 상황이 어려워지면 원인과 결과가 연결되어 서로를 파괴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원인과 결과가 연결된 시스템은 무한순환 루프에 걸려 파국을 초래한다. 배고품이 극에 달하면 자신의 꼬리를 먹는 뱀인 우로보러스의 상태를 창출한다. 이런 성과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모두를 소진시키는 시시포스 돌굴리기가 시작된다.

Adam Grant는 최근 저서 Hidden Potential에서 끌개 역할을 하는 존재목적과 밀개 역할을 하는 주인됨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성품(character) 나무가 지속가능한 번성의 비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성품의 근력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재능(Talent)에 의존한 초기 성공을 넘어 지속가능한 번성의 기반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성품나무는 존재목적이라는 끌개가 유전자 복권으로 받은 재능을 넘어서서 자신 삶의 온전한 주인 세워지는 체험을 이끌어냈을 때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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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족자의 글씨인 조복 (造福)은 소동파의 시에 나오는 말로 행복이란 파랑새처럼 따라감을 통해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뜻이다. 삶의 목적을 드라이버로 정하고 목적의 주인이 되어 현재 속에서 이를 달성하는 근력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행복이라는 뜻이다. 족자는 퇴계 선생의 16대 종손이자 도산선비문화수련원 설립자인 이근필 옹이 선물한 것이다. 이근필 옹은 삶이 행복이 만들어지는 발전소의 통찰을 꿰뚫고 실천하신 분이다. 이근필 옹은 3월 7일 92세의 일기로 별세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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