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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력 경제지 The Economist지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에 맞춰 29개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10개의 지표를 측정해 유리천정지수(Glass Ceiling Index)를 발표해왔다.

올해 발표된 지수에서 대한민국은 다시 꼴찌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대한민국은 지난 11년 간 만년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리천정이 아니라 유리감옥에 갇힌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평평한 나라에 속하는 아이슬랜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국가가 1,2,3,4위를 독점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들도 남성들과 같이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운동장이 제공되는 대표적 국가다. 만년 꼴찌 그룹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세 국가는 튜르키에(27위), 일본(28위), 한국(29위)이다.

1. 입학이 아닌 대학 졸업장을 받는 비율:

대한민국: 3.5%로 남성이 더 많음

OECD 평균: 8.1%로 여성이 더 많음

2. 노동참여

대한민국: 17.2% 여성이 더 낮음

OECD 평균: 14.8% 여성이 더 낮음

3. 임금차이

대한민국: 31.2% 여성이 더 낮음

OECD 평균: 11.9% 여성이 더 낮음

4. 경영대학원 여성비율

대한민국: 여성 43.1%

OECD 평균: 여성 33.1%

5. 관리자 비율

대한민국: 16.3%

OECD 평균: 33.9%

6. 경영이사진 비율

대한민국 16.3%

OECD 평균: 32.5%

7. 연봉 대비 순육아비용

대한민국: 5%

OECD: 14%

8. 여성출산휴가

대한민국: 30.6주

OECD 평균: 29.5주

9. 남성출산휴가

대한민국 22.1%

OECD 평균: 7.7주

10. 여성국회의원

대한민국: 19.1%

OECD 평균: 34.6%

대한민국에서 다양성 문제에 관련한 5대 장애요인은 1) 혈연이 진화한 형태인 부모의 배경(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2) 학연이 진화한 학벌(스카이, 인서울, 지거국, 지방사립, 전문대, 고졸 등), 3) 지연이 진화한 출생과 성장지 (강남, 강북, 지방 대도시, 소도시, 농촌/경상, 전라, 충청, 강원), 4) 성별(여성과 남성), 5) 나이와 세대(MZ, X세대, 베이비붐 세대, 고령세대)이다. 여섯 가지 다양성 장애 요인 중 성별과 세대차만 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면 위 (Suface) 변수이고 나머지는 겉으로는 확인이 안되지만 수면 아래(Deep level)에서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다양성을 무력화시키는 모든 변수들은 부모의 유전자 복권과 관련된 진화론적 변수다. 유전자 복권 변수들은 개인이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 진화론과 대척점에 선 다양성 이슈가 해결되지 못하면 진화론의 적자생존과 각자도생의 논리가 지배해 사회 분열이 심화된다. 사회가 다양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갈등이 첨예화 되고 사회적 유대가 붕괴된다.

다섯 가지 변수 중 최고의 순 동질성을 획득한 금수저, 스카이, 강남, 남성, X 세대를 모두 충족하는 인구 비율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미만이다. 이들 1%의 동질성 세력이 카르텔을 형성하면 이들 1%을 제외한 나머지는 99%는 모두 기타 등등으로 분류되는 이등국민으로 전락한다. 국가는 1% 핵 내집단과 99% 외집단으로 잠재적으로 분열된다. 내집단 카르텔 세력은 자신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한 범주라도 내집단에 속해 있지만 순혈 내집단이 아닌 집단을 경쟁시킨다. 내집단 되기를 열망하는 외집단을 갈라치기해가며 분열시킨다.

얼마 전 사회적 공분의 대상이 되었던 나향욱 전 교육부 기획관 생각처럼 외집단은 어느 순간 민중으로 퉁쳐지고 암암리에 개돼지로 취급된다. 정치가들이 다양성 이슈에 눈을 감는 것은 민주주의 헌정을 파괴하는 음모에 자신도 모르게 가담하는 것이다. 이런 음모가 현실로 굳어지면 대한민국에서는 1% 자유인과 나머지 99%의 유리감옥이 갇혔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하는 기타등등의 인간으로 계급이 공고화 된다.

이 다섯 가지 다양성 장애요인 모두가 유리감옥을 만들어내지만 대한민국은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으로 생긴 군복무 문제와 맞물려 여성의 유리감옥이 점점 더 견고해지고 있다. 국가의 이념과 존재 이유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한 표를 행사하는 민주주의에서는 오직 숫자로 승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정치가들의 정치 공학적 계산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고착화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여성가족부가 이미 식물부서로 전락했어도 심각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현실에 눈감는 순간 다른 차원의 다양성 변수가 연합해 유리감옥을 만들어 가두기를 시도해도 우리는 저항조차 하지 못하는 기타등등의 계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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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정치공학 노름에 빠진 정치가들에게 문제해결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할 때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나서서 이런 유리감옥을 공고히 하는 다양성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악순한의 고리를 끊는 노력을 해주기를 소망해본다. 다양성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문제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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